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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그라미 Jul 22. 2024

어지럽다.

이제 늙나 보다.

교통사고를 핑계로 운동을 다 끊었었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식단을 나름 조절했지만 체중계는 늘 같은 숫자로 나를 실망케 했다. 식욕억제제를 먹어도 나의 대식가 본능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먹는 것의 종류를 바꾸기 위해 다분히 애를 썼다.


나는 김밥을 정말 좋아한다. 야채를 다듬어 집에서 직접 키토김밥을 만들어 먹다 재료가 떨어지는 날이면 배달을 시켜 먹는 곳이 있다. 밥알을 셀 수 있을 만큼이다. 아침은 주로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오늘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필라테스는 꽤 오래 했던 터라 별다른 무리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수업 중반쯤 갑자기 눈앞에 별이 보였다. 어지러워서 자리에 주저앉았다. 강사선생님이 놀라셨다. 나의 체력을 아시는 분이라 덩달아 놀라신듯하다.


"오랜만이라 힘드신가 봐요. 식사하셨어요?" 옆에 있는 분이 말했다."배부르면 운동 못해요." 맞다. 배가 부르면 몸이 무거워 운동이 힘들다.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집으로 돌아오며 배달앱에서 키토 도시락을 주문했다. 순리를 거스를 수 없나 보다. 좀 울퉁불퉁해도 건강을 유지하는 생활습관을 만들어야겠다. 욕심을 내려놓을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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