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에 2020년 8월 9일에 포스팅 한 글입니다. 세상이 바뀌어 가는 것처럼 저의 생각 또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가지고 있는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인생의 정수'에 대한 생각은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 점을 감안해 주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적어도 한 달에 한번은 시댁을 방문하는 것 같다. 이번 달은 시아버지의 생신 모임에 모든 가족이 모였다. 오후 3-4시 정도에 하나 둘씩 도착하기 시작한다.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풍덩풍덩 수영장에 뛰어들어 ‘수영장 담화’가 시작된다. 1살, 5살, 7살의 조카들이 노는 모습을 관찰해보니 1살 조카는 엄마가 태워주는 대로 얌전히 물놀이 보트 위에 앉아 있다. 5살짜리 조카는 요즘 다이빙을 배우나보다. 자꾸 본인을 봐달라며 큰 소리를 외치고 물에 첨벙 다이빙을 하고 다시 올라가서 또 Regarde-moi 를 외치고 다시 물속으로 뛰어드는 일을 반복한다. 바캉스를 제대로 즐겼는지 7살의 조카는 건장한 구리빛으로 빛나는 브라질 여전사의 분위기로 나타났다. 얌전히 앉아 있던 1살의 조카와는 전혀 다르게 그 7살의 조카는 놀이 보트에 타더니 물놀이 보트를 360도를 굴리면서 놀고 있다. 같은 놀이기구이지만 전혀 다르게 이용이 된다.
이렇게 수영을 하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가 뜨겁게 오고 간 후에 식전주부터 시작한다. 계속 이야기를 하면서 기나긴 식사를 마치고 났더니 자정이다. 다시 80km를 운전해서 우리집에 돌아오니 새벽 두시... 눈을 제대로 뜨고 있기도 힘든 피곤함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쓰러져 잤다.
몇 일전에 우연히 프랑스인들의 바캉스의 단면을 보여주는 캐리커처... 현실과 싱크로율 100%라서 꽤 마음에 드는 캐리커쳐였다.
짝궁이 지난달에 꿈의 오토바이를 구입했다. 16살 때부터 오토바이를 운전했던 짝궁은 손발처럼 오토바이를 조작한다. 17살 생일에 부모님으로부터 선물 받은 오토바이를 타고 나간 날에는 집시 두 명이 짝궁의 좌우로 붙어서 발로 짝궁의 오토바이를 넘어뜨려서 오토바이를 강탈해 가려고 했던 에피소드를 시작해서 오토바이에 얽힌 에피소드는 물어보기만 하면 ‘열려라 참깨’처럼 무한히 쏟아진다.
지난 달에 기존에 소유하고 있던 오토바이는 승차감이 좋지 않아서 주말에 조금이라도 오래 타면 허리가 아프다. 그래서 짝궁은 꿈에 그리던 오토바이가 중고 장터에 꽤 구미가 당기는 가격에 나온 광고를 보고 그 소유주에게 전화를 하고 그 다음날 직접 방문해서 시승을 해보고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그 오토바이 소유주의 성격이 굉장히 매니악적으로 먼지 티끌하나 없이 깨끗하는 정리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었기에 오토바이도 흠집 하나 없이 굉장히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새로운 오토바이는 둘이 타도 여유가 있어서 꽤 넓고 승차감도 좋았다.
새로운 오토바이를 구입했으니 이번에는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오토바이를 팔았다. 옆 동네에 사는 70세의 은퇴하신 ‘알랭’이라는 이름을 가진 분이 오토바이를 구매했다. 오토바이를 거래하는 동안 짝궁과 ‘알랭’은 친구가 되었고, 어제는 ‘알랭’의 집에 짝궁은 놀러가서 ‘멧돼지’를 선물로 받아왔다. 취미삼아서 주말에는 사냥을 하는 ‘알랭’이 직접 잡은 멧돼지 란다.
이것이 멧돼지 뒷다리라고 하니 나의 손크기와 비교해보면 얼마나 큰 멧돼지를 잡은 건지 짐작이 된다. 와인에 48시간을 숙성시키고 나서 요리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야생의 냄새가 난다.
오늘은 항상 걷는 길보다 더 많이 걷고 싶어서 다른 길을 선택했다. 갈림길에서의 0.1초의 선택은 10km를 더 걷게 했다.
이 고요한 숲 속을 걷는 동안 딱 한명과 마주쳤다. 이 거대한 숲 속의 나무들, 그 나무들이 만들어 주는 그늘, 그리고 나무들 사이로 비추는 태양빛, 이 순간 만큼은 자연과 오롯이 하나가 된다.
책을 보고 자연 속을 걷고 생각하고 일상의 반복적인 일을 하는 나의 삶은 꽤 모노톤이다. 그러나 이런 단조로운 반복의 일상은 짝궁으로 인해 여러 색깔로 채색이 된다. 에너지가 넘치는 짝궁은 새로 산 오토바이로 같이 드라이브를 가자며 눈을 반짝이며 말한다. 짝궁 덕분에 여러 풍경을 보고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무채색으로 끝날 뻔했던 나의 삶은 형형색색 무지개 색깔로 바뀌고 있다.
오늘은 어디 가고 싶은데 없냐며 입가에 함박 미소를 지으며 아이처럼 눈을 빛낸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묻길래 가고 싶은 곳을 말했더니 본인이 막상 끌리는 곳으로 갔다. (그럴거면 왜 물어봤니?) 여기 풍경도 꽤 좋아하는 곳이기에 딱히 별다른 불만은 없지만서도 본인의 답을 마음 속으로 생각해놓고 상대방에게 묻는 것은 싫다.
눈부시다못해 32도로 작열하는 태양아래 끝없이 펼쳐지는 포도밭을 지나고 나니 또 포도밭이 광활하게 펼쳐지고 또 펼쳐진다. 이렇게 100km 정도를 포도밭 풍경을 바라보다가 오늘의 드라이브는 ‘와인 투어’이구나 싶어서 중간에 내려서 매장에 들어가서 와인을 시음했다. 직원의 마케팅 기법이 눈에 띈다. 제일 먼저 가장 저렴한 사람들이 많이 마시는 한 병에 와인이었던 5유로 정도의 와인을 먼저 권했다. 강한 향이 확 다가오는 그 와인을 그다지 내가 좋아하지 않은 편이어서 다른 것을 요구하니 좀 더 비싼 10유로 정도의 와인, 그 다음으로는 25유로의 와인을 권했다. 역시 25유로의 와인은 향기부터가 부드럽다. 그리고 그 부드러운 향기가 끊임없이 유혹의 손길을 건넨다. 난 그 유혹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예전 지명인 Languedoc Roussillon의 와인이 나는 곳의 지도를 찾아 봤더니 와인이 재배 안되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그래서 어떤 와인은 물값 보다 더 싸다는 말도 있나 보다.
그래서 정보를 더 찾아 보았더니 2016년 기준으로 Languedoc과 Roussillon의 와인 밭은 223,650 헥타르이고, 이것은 프랑스 전체의 포도밭 면적의 3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En 2016, la France a produit 45,6 millions d'hectolitres de vin, dont 12,3 millions pour l'Hérault, le Gard, l'Aude et les Pyrénées-Orientales. Le vignoble du Languedoc et du Roussillon représente 223.650 hectares, soit près...
출처 : france3-regions.francetvinfo.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