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에 귀신이 있다?

폐가에 왜 가까이 가면 안 될까

by ZW

오래된 폐가에서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은 심심치 않게 돈다. 거기서 사람이 죽었다느니, 사고가 있었다느니 하며 쉬쉬하고 꺼리는 일은 자주 있다. 이런 소문이 돌면 그 근방 사람들의 담력 체험은 물론이고 타지에서 온 사람들의 공포 체험까지 그 폐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만에 하나 정말 귀신이 나오면 어떻게 하려고?

폐가마다 사연은 다 다르고, 귀신이 왜 붙어있는지도 제각각이지만 구조는 다 비슷비슷할 것이다. 집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고, 그로 인해 한을 가진 귀신이 생겨나 집에 달라붙었다. 귀신의 횡포로 인해 집은 텅 비어 폐가로 전락했다. 대개 이런 구조를 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엔 특정 괴담 하나에 대해 생각해 보기보다는 이런 폐가에 있는 귀신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귀신이 없어도 무서운 곳

폐가는 사람의 발길이 끊어진 채로 오랫동안 방치되며 낡는다. 게다가 보통 인적이 드문 곳에 지어진 집이 폐가로 전락한다. 한강 바로 옆이나 여의도 한가운데에 폐가가 있지는 않다. 사람이 잘 지나다니지 않으며 시선이 잘 닿지 않는 곳. 오래 방치된 만큼 삭아 부서진 곳도 많고, 식물과 벌레가 그 위를 뒤덮는다. 어디가 무너져서 깔리거나 산짐승이라도 나왔을 때, 일행이 있지 않고서야 위급 상황을 빠져나오는 것은 어렵다. 전파가 잘 터지지 않는 곳에 위치한 폐가라면 꼼짝없이 사고를 당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폐가에 갈 때는 꼭 동행을 구해서 가야 한다.


그런 한편, 사실 정말 무서운 것은 사람이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그 폐가가 위치한 곳이 사유지라서 사유지 무단침입으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요즘에는 사람들이 자주 드나들려고 하는 폐가 주변에 펜스를 쳐 놓고 출입금지 표지판을 세워놓는다고 한다. 땅주인들도 폐가 체험이라며 마구잡이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니 폐가 체험을 하고 싶다면 해당 폐가가 위치한 땅이 사유지인지 아닌지를 확실하게 알아보고 들어가야 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갔다가 처벌을 받고 벌금을 받으면 정말 불미스러울 것이다.


또 사람이 무서운 이유가 있다. 그건 바로 '폐가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자. 아무리 집이 없다고 한들, 인적이 드문 곳에 있는 폐가에 기어들어가서 지내고 있는 사람이 과연 멀쩡한 사람일까? 폐가를 잘 고쳐서 쓰는 것이 아니라 폐가 상태 그대로 살고 있다면.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저지르고 숨어서 산다면? 이 경우에는 폐가에 다른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이 달갑지 않을 것이다. 집 주변에 무슨 짓을 해놨을지도 모르고, 집 안에 들어섰을 때에 어떤 행동을 할지도 모른다. 물론 귀신이 튀어나오는 것도 문제지만, 산 사람이 언제 어디에서 튀어나와 확실하게 물리력을 행사할지 모르는 것도 충분히 무섭다.


#폐가에 눌러앉은 이유

집에서 어떤 일이 생겨서 죽고, 주어진 생을 끝까지 누리지 못한 것에 대한 원한을 가지는 일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왜 굳이 그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는 걸까? 다른 곳으로 가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갈 수도 있을 텐데. 오랜 시간이 지나 집이 낡고 부서질 때까지 한 자리를 고집하는 것은 어째서일까.


한 자리에만 콕 박혀있는 귀신을 보통 지박령이라고 부른다. 땅에 묶인 영혼이다. 이들은 생전 하던 행동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갑작스러운 사고로 귀신이 되면 스스로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또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로 같은 자리에서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물론 그중에는 한을 품고 공격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귀신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오랜 시간 반복하다 보면 집에 달라붙은 사념이나 원한이 점차 깊어지기도 할 것이다. 외딴곳에 홀로 틀어박혀서 다른 곳으로 건너가지 못하는 것도 서러운데 아무도 내 한을 들어주지 않는다. 거기다 사람들이 오면 시끄럽게 소리나 지르다가 간다. 귀신이라고 해도 미치기 딱 좋은 환경이지 않을까? 사람도 폐가가 있는 땅에 소유권을 주장하며 스트레스를 호소하는데, 사람이 죽어서 생긴 귀신이라고 안 그럴까. 어쩌면 폐가에 들어갔을 때 나오는 귀신들은 폐가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뛰쳐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 조심해야 하는 점

흔히들 버려진 물건을 주울 때는 신중하라고 한다. 개중에는 특히나 불길하게 여겨지는 물건들이 있고, 폐가에서 나오는 물건들 또한 그렇다. 누군가의 한이 깊게 깃들어있는 공간에서는 그 귀신의 한이 주변의 물건에도 깃들 가능성이 있다. 어느 한 곳에 곰팡이가 피면 그 주변에서도 곰팡이가 피는 것과 비슷한 원리이지 않을까? 귀신의 한은 곰팡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걸까. 하지만 그로 인한 여파는 곰팡이보다 심각할지도 모른다.


애초에 귀신이 나온다는 폐가에서 물건을 들고 나온다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일인가? 어떻게 보면 그 물건에 귀신이 씌어, 산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고 물건을 가지고 가도록 종용했을지도 모른다. 이 경우에는 유난히 그 물건에 집착하며 주변의 조언을 하나도 듣지 않을 수도 있다. 버리라고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고 오히려 애지중지한다면 귀신에 홀린 것이라 추측해 볼 수 있다.

물론 이 이유가 아니어도 물건을 함부로 주워서는 안 된다. 앞서 말했듯, 사유지에서 물건을 무단으로 가지고 나오면 이 또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혹은 그 물건에 무슨 일이 있었을 줄 알고 줍는 걸까. 뭔지 모를 병균이 묻었을 수도 있고, 벌레가 알을 낳고 갔을 수도 있다. 집에 가져다 놨다가 원인 불명의 병에 시달리거나 벌레가 증식한다면 그건 분명 그 물건의 탓일 거다. 좀 더 현실적인 공포이지 않은가? 그러니 폐가에서 물건을 막 주워 오지 말자.



나는 무서워서 이런 폐가에 조금도 가까이 가본 적이 없지만, 요새는 심령 체험 유튜버들이 온갖 탐지기를 들고 다닌다고 들었다. 시청자들에게 이 상황이 실제임을 밝히기 위해 하나하나 확인시켜준다고 한다. 직접 가고 싶지는 않지만 궁금해서 가끔 보고 있다. 귀신이 나오면 어떻게 될 지도 궁금하다. 진짜 있기는 할까?

keyword
이전 07화텔레비전 화면 사이의 무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