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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관계에서 나만의 기준 세우기

주는 사랑 vs 받는 사랑

by YoonSeul

부드럽지만 단단하게 나를 세우는 일

관계에서 가장 많이 흔들리는 순간은

상대 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의 기준이 흐려졌을 때 온다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우리는 종종 상대에게 맞추는 데 더 익숙해진다

상대의 기분을 먼저 살피고

불편할까 걱정하며 스스로를 조금씩 접는다

그 과정에서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원했지?라는 질문이 희미해진다


하지만 건강한 관계는

내 마음을 지우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오히려 나를 명확히 아는 데서 시작된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나를 지치게 하는 것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

이 기준을 알고 있을 때만

우리는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숨을 쉬게 된다


기준은 딱딱한 벽이 아니다

어떤 날은 조금 높아지고

어떤 날은 부드럽게 낮아질 수 있다

중요한 건 그 기준이 나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이다

타협할 수 있어도

스스로를 잃어버리지는 않는 선


그 선이 흔들리지 않을 때

우리는 상대를 더 온전히 바라볼 수 있다

나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상대의 마음도 가볍게 휘둘리지 않고

차분히 받아들인다


기준이 있는 사람은 경계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균형을 잡는 힘을 갖게 된다

그 힘은 목소리를 높여 주장하는 힘이 아니라

조용하지만 선명한 중심에서 나온다


나는 이렇게 있을 때 편안해

이런 방식은 나에게 조금 힘들어


이 말을 말할 수 있는 용기

혹은 말하지 않아도 태도로 보여주는 일

그 자체가 관계를 더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만든다


기준을 세운다고 해서

상대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적절한 거리와 여유가 생겨

서로가 더 편안해진다

경계가 있을 때 관계는 더 자연스럽게 흐르고

그 안에서 서로의 마음은 덜 닳는다


오늘 나에게 조용히 물어보자

나는 언제 행복해지는 사람인가?

어떤 상황에서 지치는가?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마음의 중심이 조금은 또렷해진다


관계는 결국 두 사람이

각자의 기준 위에서 만나는 과정이다

흔들리는 마음보다

내가 서 있는 자리를 먼저 확인할 때

우리는 더 부드럽고 단단한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


나를 분명히 아는 사람만이

상대의 마음을 온전히 품을 수 있다


오늘 나만의 기준을 다시 살펴보자

그 기준을 지키는 순간

나는 관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더 자연스럽고 따뜻하게 연결될 준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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