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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상처 치유와 회복

주는 사랑 vs 받는 사랑

by YoonSeul

당연함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시작되는 회복

관계가 익숙해질수록 우리는

상대의 마음을 기본 설정처럼 여기기 쉽다

늘 먼저 마음을 건네주던 사람

말하지 않아도 나를 이해해 주던 사람

작은 피로에도 나를 챙기던 사람


그 따뜻함이 계속될 거라 믿는 순간

우리는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오해한다

하지만 관계에서 당연한 마음은 단 하나도 없다

누군가의 온기는 매일 새롭게 선택되는 것이고

그 선택이 이어져서야 관계가 유지된다


상처는 그런 오해가 겹칠 때 더 깊어진다

말 하나 표정 하나가 문제라기보다

내 마음을 당연하게 여기나?라는 감각이

우리 마음을 더 크게 흔든다


그러나 상처가 생겼다는 사실은

관계가 실패했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관계가 작동 중이라는 신호에 가깝다


상처를 마주하는 순간 필요한 것은

시간을 흘려보내는 일이 아니라

내 마음의 구조를 들여다보는 일이다


나는 왜 이 말에 다쳤는가?

상대는 어떤 마음으로 행동했는가?

우리 관계의 균형은 어디에서 어긋났는가?


이 질문이 있어야 회복은 가능하다

회복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구조의 문제다


그리고 회복은 항상 직선으로 흐르지 않는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흔들릴 수도 있고

순간적으로 마음이 후퇴하는 날도 있다

그건 실패가 아니라

회복 과정이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다


중요한 건 말의 화려함이 아니다

상대가 서툴러도 괜찮고 말이 적어도 괜찮다

가장 필요한 건 서로를 향한 방향성이다


나는 오늘도 너를 놓지 않겠다

이 조용한 마음이 관계를 다시 세운다

당연해서가 아니라 선택해서 이어지는 마음

그 선택이 쌓일 때

우리는 상처를 통해 더 단단해진다


오늘 익숙해진 온기를 다시 바라보자

처음엔 사소해 보였던 행동조차

사실은 상대가 매일 새롭게 선택한 마음이었음을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상처는 이해의 문이 되고

회복은 더 부드럽고 따뜻하게 시작된다


관계에서 당연한 마음은 없다

그래서 작은 온기조차 의미가 되고

그 의미를 알아볼 때 우리는 비로소 다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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