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사회적 약속의 시간입니다
“기술의 진보는 반드시 인간의 존엄과 공존해야 한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AI는 더 이상 단순한 도구가 아닙니다. 1편에서 보셨듯이, 이제는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정서적 동반자로, 2편에서는 인간만의 강점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로 자리했습니다.
그렇다면 3편에서 우리는 질문해야 합니다. “AI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어떤 사회적 규범과 제도가 필요할까?”
1. 세상은 이미 규범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2024년, 인류는 역사상 최초의 AI 법 제정을 목격했습니다.
EU는 **AI 법(EU Artificial Intelligence Act)**을 통과시켜 2025년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고위험 AI 시스템을 지정해 규제하고, 일반 목적 AI에도 투명성 보고 의무를부과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미래의 공존 질서를 세우는 시금석이 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다소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규제를 줄여 국가 경쟁력을 우선시하는 AI 액션 플랜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콜로라도주와 같은 주정부들은 차별 방지와 알고리즘 투명성을 담은 주 차원의 AI 법안을 추진하며 반대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연방과 주 사이의 긴장은 곧 AI의 속도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라는 사회적 고민의 단면이기도 합니다.
호주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새로운 법을 만들기보다, 기존 법 체계의 빈틈을 분석하는 ‘gap analysis’ 방식을 통해 AI를 관리하려 합니다. 창작자와 시민단체는 “AI가 우리 콘텐츠를 무단 학습에 활용한다”며 강력한 권리 보호 장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 또한 움직이고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2021년부터 AI 윤리 권고를 발표하며 인권, 투명성, 인간 감독의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2025년에는 파리 AI 액션 서밋이 열려, EU와 수십 개국이 글로벌 AI 펀드를 설립하며 윤리적 AI 개발을 위한 국제 연대를 약속했습니다.
2. 우리가 지켜야 할 규범의 축
글로벌 표준과 지역 맞춤의 균형
EU AI 법은 분명 선도적 사례입니다. 그러나 모든 나라가 그대로 가져올 수는 없습니다. 문화, 정치, 제도적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공통의 원칙은 공유하되, 지역적 맞춤이 필요합니다.
기업의 윤리적 책임 강화
2025년 Google의 Fitbit AI 코치는 개인 건강 데이터를 활용하면서도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이 사례는 윤리적 설계가 경쟁력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신뢰라는 자산을 창출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반대로 Character.ai와 같은 플랫폼은 청소년 보호 필터 미비로 비판받고 있습니다. 기업이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기술은 언제든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습니다.
교육과 문화, 시민 합의의 중요성
법과 제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AI 시대의 규범은 시민 모두의 합의 속에서 살아납니다. 초·중·고의 AI 윤리 교육, 대학의 인간-기계 협업 교육, 기업의 AI 활용 지침, 그리고 사회 전체의 공론장이 필요합니다.
UNESCO 권고안은 이를 뒷받침하며, “규범은 법이 아니라 교육에서 뿌리내린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4. 결론 — 우리의 약속이 기술을 길들인다
AI 시대, 우리 앞에 놓인 선택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규범 없이 기술의 질주를 허용하는 길.
둘째, 윤리와 제도로 AI를 인간의 동반자로 만드는 길.
여러분은 어떤 길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기술은 스스로 윤리적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만든 법과 제도, 교육과 합의가
AI를 인간을 위한 기술로 만들 수 있습니다.
AI와 인간의 공존은 가능할까요?
그 대답은 AI에게 있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의 선택과 책임에 달려 있습니다.
참고자료 (References)
1. European Parliament. (2024). EU AI Act: first
regulation on artificial intelligence. Retrieved from europarl.europa.eu
2. White House. (2025). America’s AI Action Plan.
Retrieved from whitehouse.gov
3. The Guardian. (2025). Trump executive orders
and AI regulation. Retrieved from theguardian.com
4. Axios. (2025). Colorado Democrats split on AI
regulations. Retrieved from axios.com
다음 편 예고
4편에서는 “AI와 인간의 미래 협업 모델: 경쟁을 넘어 공진화로”를 다룹니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협업의 풍경, 그리고 미래 산업과 교육, 예술에서 AI와 인간이 어떤 공진화 모델을 그려갈 수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