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한동안이라기엔 꽤 긴 시간들을 보냈다.
여백을 마주하지 못한 건 보이지 않는 눈들이 무서웠기 때문이다.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지만 보이지 않는 눈들의 숨결이 자꾸만 느껴져 그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계속되는 자기검열은 결국 멀쩡한 손가락을 굳게 만들었다.
난 이제 펜을 들어 글쓰는 방법을 모른다.
내 마음을 솔직하게 적어내는 법을 잊었다.
내 고백은 솔직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일종의 고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