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마음 편한 게 최고예요.

'어쩌라고'는 괜찮은 말이다.

"선생님, 준서가 '어쩌라고' 했어요."

오늘도 아이들은 누가 더 기분 나쁘게 말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기 위해 '어쩌라고'와 '응, 아니야'를 내뱉어요. 별 거 아닌 말 같지만 1~2학년 아이들은 이 단어를 욕으로 생각해서 이런 말을 들으면 바로 선생님한테 달려오곤 하지요.

선생님은 곧 둘을 불러 자조지종을 물은 후 준서에게는 어쩌라고 말을 한 거에 대해서 서준이에게 사과하라고 하고 서준이에게는 준서를 놀린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하며 둘을 화해시키시겠죠.


"어쩌라고."

"응~아니야."

요즘 아이들이 자주 쓰는 말이에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저 말 자체가 욕은 아니지만 선생님은 알고 있죠. 아이들은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할 용도로 쓴다는 걸요. 비야냥거리며 '어쩌라고' 하거나 '응'을 길게 늘여 '으응~~~ 아니야~.' 이런 식으로 말하니 상대방은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죠.

아이들이 누구누구가 '어쩌라고'라는 말을 했다고 선생님한테 자주 하소연하니 그때부터 이 단어는 학교에서 교실에서 꽤 불쾌하고 공격적인 말이 되었겠지요.

그런데 아이들의 확대판이 또 교사들이잖아요. 교무실에서 어떤 사람이 선생님에게 무례한 말을 했고 선생님은 기분이 나빴을 거예요. 그래서 바로 받아치려고 했는데 상황 때문인지 말발 때문인지 기회를 놓쳤네요. 결국 선생님은 어버버만 하다 교무실을 나왔을 거예요.

'다다다' 대꾸를 못 한 자신을 바보라고 탓하면서요. 그런데 선생님, 다른 사람들도 그래요. 바로바로 할 말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하지만 우리는 로봇이 아니고 사람이기 때문에 감정이 먼저 차올라 말이 안 나올 때가 있어요. 그러니 자신을 원망하지는 마세요.

할 말을 못 해 속이 상할 때는 혼자 있을 때 중얼거려 보는 거지요. '어쩌라고'요. 입 밖으로 내뱉어 보셨나요? 아직도 안 해 보셨다고요? 한 번 해보세요.

'어쩌라고!' 벌써 통쾌한 마음이 들지 않으세요? 이왕 내뱉은 김에 몇 번 더 말하세요. '어쩌라고, 그래서 뭐 어쩌라고.'

선생님,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그런 말을 어떻게 쓰냐고요? 아이들 앞에서만 안 쓰면 되지요. 혼자 중얼거리는 것조차 도덕적이네 비도덕적이네 하면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요?

화병 생기는 것보다 낫잖아요. 초등학생 같으면 어때요? 이성적이지 않고 감성적이면 어때요? 고급단어와 교양 있는 말 안 하면 어떤가요?

사람 사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잖아요. 교양 있는 사람도 교양 있게 욕할 수 있고 품위 있게 사는 사람도 화가 나면 큰 소리 낼 수 있어요.

이제 욕 대신 소리 지르는 대신 어쩌라고를 말해 보세요. 이제 어쩌라고는 심지어 선생님을 위로하는 말이 될 수도 있어요.

선생님, '어쩌라고'는 이제 저에게 괜찮은 말이 되었어요.


episode 1.

어느 날 시어머니가 국에 다시다를 넣으려고 하시길래 넣지 말라고 했더니 '라때 말이야'를 하신다.

"내가 애 키울 때는 이거보다 더한 거 먹여도 암시롱도 안 했다. 그리고 다시다를 써야 맛이 좀 나지. 너는 그렇게 애를 까탈스럽게 키우면 못써. "

아! 나는 진짜 음식에 다시다 넣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외쳤다.

'어쩌라고................... 요'

그러고는 어머니를 쳐다보며 말했다.

"어머니, 이제 밥 풀까요?"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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