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마음은 선생님 것입니다.

마음의 날씨

선생님, 2월이 되면 두근두근 두려움과 셀렘이 동시에 찾아오죠. 어떤 업무, 어는 학년을 맡을지 걱정되는데 내신으로 새 학교에 가게 된다면 더욱 싱숭생숭하실 거예요.

새로운 업무에 대한 인수인계를 받고 일을 하다 보면 마음 상하는 일이 종종 생기죠. '작년엔 그렇게 안 했는데요.' 또는 '전에 학교에서는 이렇게 한 적이 없어서요.'

누가 모르나요? 작년에 안 그랬어도 다른 학교에서는 이렇게 안 했어도 올해 바뀌었을 수도 있고 학교 사정에 따라 다르기도 한 걸요. 말이 스치기만 해도 아릴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선생님, 그 말을 마음에 담아두시면 이제 그 말은 선생님 것이 되는 거예요. 교직에 있다 보면 자기가 잘난 줄 아는 사람이 왜 그렇게 많은지요. 그 잘난 분들이 하는 말, 다 마음에 담아 두실 건가요? 흘려보내세요. 흘려보내면 이게 그 말은 선생님 것이 아닌 게 되지요. 선생님의 마음이 불편하게 왜 자꾸 그 말을 담아두시고 곱씹나요? 기분 안 좋은 말은 곱씹을수록 더 기분 나쁜 말이 되기 마련이에요.


학기 초에 보면 어떤 선생님은 화장실에 못 갈 정도로 바쁘고 또 어떤 선생님은 굉장히 여유롭죠. 그런데 이게 또 사회생활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생겨요. 불합리하여도도 할 수 있는 이 상황에서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하거든요.

B(업무가 적은 교사)가 한 개의 업무에 시간을 많이 투자할 수 있고 여러 상황을 체크하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지만 A(업무가 많은 교사)는 여러 개의 일을 파악하기 위해 정신이 없다. 그래서 A(업무가 많은 교사)는 B(업무가 적은 교사)가 배려해 주길 내심 바라죠.

그런데 이게 또 B(업무가 적은 교사)는 자신의 일을 빨리 마무리하고 싶기 때문에 A(업무가 많은 교사)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며 A가 도와주길 원해요.

그런데 이게 또 A(업무가 많은 교사)는 지금 너무 바쁘기 때문에 일의 우선 순서에 따라 일을 처리하고 싶어서 B(업무가 적은 교사)를 도와줄 여력이 없거든요

바쁘면 사람이 예민해지기 마련이죠. 내가 나빠서가 아니고 그 사람이 나빠서도 아닌 것 알고 있어요. 바쁜 상황이 사람을 예민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걸요.

A와 B의 업무에서 겹치는 것이 있을 때 B(업무가 적은 교사)는 본인이 생각한 이상적인(여러 명이 걸쳐지게 되고 복잡해지지만) 방향으로 하고 싶어 해요. 하지만 A(업무가 많은 교사)는 B(업무가 적은 교사)를 배려하기보다는 합리적으로 처리하고 싶어 해요. (합리적이라는 것도 뭐, 결국 A의 생각일 수 있지만요)

이런 상황이 오면 서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다가 오고 가는 말 몇 마디에 감정이 상하게 될 수 있죠. 보면 다른 교사들은 참을성도 있고 관대한 것 같은데 나만 밴댕이 소갈딱지 같아서 자괴감이 들 때가 있죠.

하지만 절대 아니에요. 선생님이 속 좁은 것도 아니고 다른 선생님들이 관대한 것도 아니랍니다. 다들 알고 있지만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로 적당히 무시하며 지내는 거예요.

그러니 선생님도 온몸으로 똥을 받고서 기분 나빠하지 말고 똥을 피하세요. 벌써 똥을 맞았다고요? 어쩔 수없죠. 그러면 씻어내야죠. 똥을 계속 묻힌 채도 다닐 수는 없잖아요.


마음속에 짜증과 화를 담고 있는 것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얼마나 해로운 것인지 아는 사람은 다 알 거예요.

더구나 상처를 주는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구전문사(求田問舍)' 즐겁게 지내요. 상처받은 사람만 속이 썩어 문드러지는 거죠.

그러니 어떤 사람 때문에 화가 났다면 그 사람의 못된 말과 못된 행동을 계속 들고 가지 마세요. 옆에 쓰레기통이 있나요? 얼른 버리세요. 못된 말과 못된 행동을 왜 계속 생각하고 머릿속에 마음속에 담아두나요? 그 사랑의 못된 말과 못된 행동은 버려도 되는 쓰레기예요. 심지어 분류배출도 안 되는 재생 불가 쓰레기랍니다.

쓰레기통에 버리시고 사랑하는 가족의 예쁜 말에 위로를 받으시길 소망합니다.


episode 1.

오늘 내 마음을 굳이 일기장에 나오는 날씨로 표현하자면 매우 흐림!이다. 굳이 왜 그렇게 표현하냐고? 그래도 직업이 교사인데 소위 말하는 '개 화났다.', '기분 더러웠다.' 이런 식으로 쓸 수는 없지 않은가.(이미 썼군요. 썼는데 지우기도 뭐 하니 그냥 놔두기로 하지요.)


episode 2.

학교에서의 그야말로였던 그 기분 그 잡채는 퇴근할 때 컴퓨터 전원 끄기를 하며 같이 없애 버리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도 나의 마음은 '8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매우 흐림이었지만 '4시 31분부터' 아주 맑음이 되었다. 오늘 남은 하루를 상쾌하게 만드는 것은 나의 능력이니! 용케 되었다. 아주 맑은 하루가!




일요일 연재
이전 02화선생님, 마음 편한 게 최고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