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식사를 해야 하는 주말 점심으로
남은 반죽에 여러 가지 채소와 버섯을 넣어
수제비를 끓여볼까 하다가
바다가 보이는 해운대의 호텔로 가기 위해
가방을 들고 일어섰다
엉뚱한 생각에 몰두하다가 앗차 하는 순간
차선을 놓친 덕분에
내가 좋아하는 광안대교를 타고
광안리까지 가 버렸다
ㅎㅎ
대박 멋진 하루다!!
혼자만의 시간에는 약속 시간에 허둥거리지 않아
모든 실수가 재미난 모험이 된다
광안리 비치까지 구경할 줄이야^^
정말 오랜만에 광안리 비치를 눈에 담아보았다
점심 특선 코스를 시키니
빵과 완두콩 수프와 가벼운 샐러드가 나왔다
파스타를 선택해도 되지만
늘 스테이크를 시키게 된다
디저트는 밀 크레이프 케이크였고
음료는 아이스 홍차를 시켰다
스테이크는 쏘쏘인 바다뷰 맛집이고
수프랑 밀 크레이프가 늘 맛있다
바람이 없어 파도는 잔잔하고
한가로이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푸르른 바다를 보며 잠시 정리한 생각 한 줄을
마음에 새겼다
기쁨을 주었던 모든 것이
다시 실망을 주기도 하고
반대로
상실라는 이름으로
아픔에 허덕이게 한 모든 것이
다시 희망과 성장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희노애락이 모두 인생의 손님인 줄을 알고
성장이라는 큰 방향만 기억하고
모든 것을 기꺼시 수용하면서
하루씩만 잘 살면 된다
아침에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다시 읽었다
주인공인 영혜의 남편의 1인칭 시점에서 쓴
1장이 다시 읽어도 가장 재미있었고
남자의 일기장을 보는 기분이 들어서 신기했다
성적인 묘사로 논란이 많았던 2장이
노벨상 수상을 이끌어 내었다고 들었는데
몰입도는 있으나 예술적인 감동의 포인트는
솔직히 다시 봐도 공감하지 못했다
3장은 정신병동에 입원한 영혜의 이야기인데
스토리가 전개되는 포인트가
영혜 언니의 정서와 시각이다
나는 주인공인 영혜보다
그 언니의 인생과 고통에 깊은 공감을 느꼈다
정신병동이라는 곳이
천재적인 여성 조각가 까미유 끌로델과
그 시대의 지성이라 평가받는
철학자 니체가 생을 마감한 곳이라고 들어서인지
비운의 천재인 그들의 삶도 잠시 떠올리게 되었다
무엇이든 계속 읽고 쓰면서 살면
재미나게 나이 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일어나서
동백섬 공원을 산책 해야겠다
청명한 겨울바다는 언제나 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