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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이의 선물

by 자유인

2년 반전에 패혈증으로 쓰러지고 이후에

재활을 통해 일상으로 돌아오고 나서

나는

다시는 뛸 수가 없는 사람인 줄 알았다

뛰면 안 되는 사람으로 살았다

몸이 예전 같지도 않고

모든 위험을 피하고 살아야 되니까


어느 날 친구 지연이의 딸 유정이가

-이모 나랑 같이 축구해요

하는데

아이가 너무 이뻐서 아무 생각 없이

함께 공을 차다가 주르륵 눈물을 쏟았다

내가 뛰고 있었다


내가 뛰고 있다

이거 꿈이 아니네

진짜네...


지연이가 곁에 없어서 다행이었다

같이 울어줄 캐릭터가 아니고

아직도 나올 눈물이 남았냐고

지랄을 할 인간이니까...

유정이는 내가 자기를 이기지 못해

우는 줄 알았겠지

아니면

자기의 승부욕에 불타서 내가 우는 줄 몰랐거나!


그 이후로 한 번씩 달린다

남들이 보면 조금 빠른 걸음일 수도 있지만

꿈을 꾸는 것 같다

달릴 때마다 유정이 생각이 난다

내가

다시 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꼬마 천사에게 감사하다

클라라의 휠체어를 부수어서

걸을 수 있다는 걸 알게 해 준

알프스 소녀 하이디처럼..,


지연아! 유정아!!

사랑해♡

늘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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