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사람, 데이터가 만나는 지점에서 브랜드의 진짜 얼굴이 드러난다.
디자이너로 일하다 보면, 브랜드가 공간을 통해 '자신을 어떻게 말하려 하는지' 누구보다 빨리 보게 됩니다. 어떤 브랜드는 조명 하나로 세계관을 설정하고, 어떤 브랜드는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그들의 가치가 흐르듯 전해집니다. 하지만 팝업스토어에서는 이 감각이 자주 흔들릴때가 있습니다. 예쁜 공간을 빌렸다는 이유만으로 브랜드가 잃어버리는 장면들을 우리는 너무 많이 봐왔을 것입니다. 그래서 디자이너인 나는, 브랜드가 팝업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데이터라는 것을 확인합니다. 그곳엔 브랜드의 감정과 고객의 행동이 만나는 놀라운 교차점이 존재합니다.
디자인은 언제나 목적에서 시작됩니다. 그 목적이 흔들리면, 공간도 흔들리고 사람의 경험도 흐트러질 수 밖에 없습니다. 나는 가장 먼저 "이 팝업은 브랜드에게 어떤 순간을 남겨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목표 방문자 수, 고객의 체류 시간, 사람들이 남기고 갈 감정의 결. 이 숫자와 감정의 조합이 기획의 방향을 만들고 공간의 구조와 경험의 디테일까지 결정합니다. 브랜드의 이야기를 예쁘게 보여주는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보여주는 일이 중요합니다.
디자이너에게 공간은 무대가 아니라 언어입니다. 벽의 재질, 동선의 흐름, 한 걸음마다 달라지는 시야. 이 모든 요소가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아냅니다. 그래서 팝업 공간을 볼 때 정확한 의미 전달이 되는지를 먼저 살펴봅니다.
이 동선은 어떤 감정을 유발할까?
첫 3초 안에 어떤 섹션이 떠오를까?
브랜드의 색은 공간에서 어떻게 살아날까?
공간은 침묵하지만, 그 침묵은 누구보다 명확하게 브랜드의 속을 보여줍니다.
모객은 마케팅의 영역처럼 보이지만, 사실 디자이너에게도 매우 중요한 신호입니다. 누가 오는가에 따라 공간의 긴장감이 달라지고, 어떤 지점에 더 정교한 공감 장치가 필요한지 알 수 있기 때문이죠. 브랜드 팬, 그 지역의 사람들 그리고 예약으로 들어온 의도를 가진 방문자들... 의도가 있는 방문은 자연스러운 체류를 만들고 그 체류는 브랜드의 경험을 깊게 만듭니다. 그래서 나는 얼마나 많이 보다 얼마나 정확히를 더 중요하게 보는 것 같습니다.
디자인이 공간의 첫 인상을 만든다면, 운영은 그 인상이 루틴으로 이어지게 만듭니다. 운영팀이 고객에게 건내는 첫 마디, 손의 높이, 표정의 무게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디테일이 브랜드 경험의 온도를 완성합니다. 그래서 운영 매뉴얼은 행동을 제한하는 도구가 아니라 브랜드의 목소리가 흔들리지 않게 돕는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팝업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브랜드가 일관된 목소리로 하나의 경험을 완성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행사가 끝난 후 남는 것은 사진 몇 장과 매출표가 아닙니다. 디자이너인 나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모든 움직임을 다시 펼쳐봅니다. 사람들이 어디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는지, 어떤 동선이 막혔는지, 어떤 장면에서 미소가 더 오래 머물렀는지... 그 흔적들은 하나의 커다란 자산이 됩니다. 데이터는 오히려 고객이 브랜드에게 남긴 가장 정확한 수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흔적을 분석하고 다시 설계하는 것이 다음 팝업을 더욱 더 성공으로 이끄는 방법 중 하나일것 입니다.
디자인은 결국 사람을 다루는 일이고 팝업은 그 사람이 브랜드와 만나는 가장 직접적인 순간입니다. 성공하는 팝업에는 공간의 논리, 사람의 의도, 데이터의 흔들림 없는 근거가 교차합니다. 디자이너인 나는 그 교차점에서 브랜드가 어떤 이미지로 기억될지를 봅니다. 팝업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에게 예쁘게 꾸미는 것보다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싶습니다. 그 정확함을 만드는 도구가 바로 데이터입니다.
� 데이터를 경험으로 바꾸는 일은 로컬덕은 매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