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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못한 마음

힐링미 암환우 수기

by 힐링미
ⓒunsplash
“여보, 나 암이래.”

“말하지 못한 마음”

“여보, 나 암이래.”

아내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아주 조용히, 눈을 맞추며.


그 순간, 제 안에 있던 모든 소리가 사라졌습니다.

겁이 났습니다.

하지만 가장 무서웠던 건,

그 말을 듣고도 아무 말 못하는 제 자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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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저는 회사를 다니고,

아이들을 돌보고,

아내의 치료 일정을 챙기며 살았습니다.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 마음도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항암을 시작하고 많이 힘들어졌습니다.

잘 웃던 사람이 말수가 줄고,

밤마다 뒤척였습니다.

식탁에 앉아도 숟가락을 들지 못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marc-a-sporys-wHaQ4XJ9SgY-unsplash.jpg ⓒunsplash

그런 아내를 보면서

'이게 최선일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직접 옆에 있어야 안심이 되면서도

매일같이 무너지는 일상 속에서

누구도 온전히 지켜줄 수 없다는 걸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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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숨 쉴 수 있는 공간 같아.”

결국 우리는 요양병원 입원을 결정했습니다.

그 선택이 미안하면서도, 솔직히 말하면 안도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입원한 지 며칠 후,

아내는 말했습니다.

“여긴 숨 쉴 수 있는 공간 같아.”

그 말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미안해서, 다행이어서,

그리고 조금은 나 자신에게도 위로가 되어서.


이제 저는 평일에는 일터에서,

주말이면 아내 곁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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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으로 햇살이 들어오는 병실에 앉아

말없이 손을 잡고 있으면

그 시간이 참 고맙게 느껴집니다.


매일을 버티는 일이 아니라
매일을 살아내는 법을
우리는 조금씩 배우는 중입니다.


매일을 버티는 일이 아니라

매일을 살아내는 법을

우리는 조금씩 배우는 중입니다.










*'별히아빠'님이 보내주신 힐링미 암 환우 수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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