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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전과 함께 찾아온 대장암

힐링미 암환우 수기

by 힐링미
암과 나의 이야기:
암전과 함께 찾아온 대장암


ⓒunsplash

정기건강검진.

대장내시경을 앞둔 전일 밤,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우리 집은 암전 되었습니다.

집 앞 변압기가 이유 없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생긴 일이었습니다.

내일이 검진인데 예감이 좋지 않은 마음이 생겼어요.

불안한 마음으로 건강검진을 했습니다.


'난 아닐 거야.'라는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는데

대장내시경을 시작하고 얼마나 지났을까,

정신을 차리고 나니 의사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보호자와 같이 들어오세요."

필름에 등이 켜지고 설명을 하시는데

"여기 보시면 이 부분이 암입니다."

검사하면서 내시경 도구가 들어가지 않아 검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결장에서 멈추었습니다.




ⓒunsplash

이렇게 전 대장암 환자가 되었습니다.

며칠이 지나 외래에서 만난 의사 선생님께서

CT에서 간에 무언가 보입니다라는 말을 해주셨는데

우선 수술이 급한 나머지 아산병원으로 본병원으로 정하고, 수술을 앞둔 전날이었어요.

"다발성 폐전이입니다. 우선 장폐색이 되면 안 되니 수술을 하고 치료 계획을 잡으시면 됩니다."

아무렇지 않게 전달하는 의사 선생님이 야속하기도 했으나

그래도 괜찮을 거야,라는 마음을 주셔서 수술을 잘 마쳤습니다.




jeremy-goldberg-NbjTQNDgJgw-unsplash.jpg ⓒunsplash


기적이지요.

막연하게 '난 죽지 않아!' 이런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죽을 것 같은 고통이었던 12번의 항암을 지나고 간에 전이되었던 암이 사라졌습니다.

기적이지요.

감사고요.

그렇게 6개월 후 다시 보이기 시작한 암,

다행히 병원에서 고주파 시술과 수술을 진행했고 간에 있었던 암을 모두 없앴습니다.

그리고 6개월, 야속하게 폐에서 림프에서 암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항암 이외엔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항암을 엊그제 42회 마쳤습니다.




ⓒunsplash

햇수로 5년 차.

그 사이 목숨처럼 여기던 일도 정리하고 이사도 하면서 건강만을 위해 지내고 있습니다.

암은 나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남편 자녀 형제들과 하지 못했던, 나누지 못했던, 여러 가지 일상을 선물했고

따뜻한 맘을 나눌 수 있는 기회 또한 주었습니다.




ⓒunsplash

또 이제껏 누리지 못했던 쉼도 주었습니다

오로지 나만을 위한 주거공간, 식단, 운동, 가족관계, 주변인들과의 관계

그리고 가장 힘이 되었던 신앙심이 나를 견디고 살게 하고 있습니다.




ⓒunsplash

너무나 부족하고 보잘것없는 이를 위해

너무나 많은 이들이 기도해 주고 위로해 주며

무엇이든 나눠주고 있습니다.

또한 주신 것에 보답하며 나눌 수 있는 작은 것에 기쁨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고요.


어느새 훌쩍 자라 버린 자녀들의 삶에 감사하며

"나만 잘하면 돼!"라는 용기로, 오늘도 기도합니다.

앞으로 살아갈 암과의 삶이 너무나 힘이 들겠지만 그래도 감당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앞으로도 인도하실 그 계획에 나를 맡기며 살아가려고 합니다.










*'감*은'님이 보내주신 힐링미 암 환우 수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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