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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 Aug 08. 2023

같은 걸로 주세요

잡담

참 웃기죠.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저는 사실 이런 문구를 붙여 놓거나 주인이 직접 요구하는 식당을 대하게 되면 먼저 불쾌감을 느껴요. 우리는 분명 다양한 메뉴를 취급하는 식당에 들어왔는데 왜 메뉴를 통일해야 된다는 거죠? 그럼 취급 메뉴를 여러 가지로 하지 말고 단일 메뉴만으로 구성해 놓던지요. 아무리 점심시간이고 바쁘다는 이유가 있더라도 이건 너무하지 않나요. 우리는 식당에 들어왔고 식당의 메뉴에는 여러 가지 음식이 또렷하게 적혀있어요. 이건 우리가 그 메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잖아요. 그런데 우리의 그 당연한 권리를 포기하고 자기들의 매출 상승에 일조하며 우리의 손해를 감수하라니요. 손님이 없을 때는, 즉 자기들이 을의 입장이라고 판단될 때에는 아무거나 시켜도 되고 상황이 바뀌면 한 가지만 시켜야 되고. 아무리 시간이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짧고 한정된 시간만 주어져 있다 하더라도 이건 아닌 거지요. 상당히 이기적인 행동이라보여요. 전 그게 싫어요. 그래서 전 그런 대접을 받은 식당에는 두 번 다시 걸음 하지 않아요. 그 집이 아무리 맛있는 집이라고 소문났다고 해도 말이에요. 나름의 소심한 복수인 거죠. 일부 주인들은 자기들이 먹고살려다 보니 그런 거라고 사정 좀 봐달라고 말들 하지만 식당을 찾는 우리들이 다 자기들보다 더 잘 사는 것도 아니잖아요. 우리들 또한 모두 자기들처럼 고만고만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인걸요 뭐. 한 달 동안 아등바등 일해서 받은 월급 가지고 점심 값이라도 한 푼 아껴보려 바둥거리는 똑같은 처지의 서민요. 그런 그들에게, 그럼 단일 메뉴 주문 할 테니 밥 값 좀 깎아 달라고 하면 선뜻 깎아줄까요. 우리도 먹고살기 힘든 직장인이라고 하면서요. 물론 안 되겠죠. 그래서 전 오늘 그냥 동네 뷔페인 편의점에 가서 삼각김밥에 컵라면 먹으려고요. 참치 삼각 김밥이요. 그냥 김밥보다 참치김밥이 조금 더 맛있거든요. 가격이 그냥 삼각 김밥 보다 몇 백원더 비싸긴 하지만요. 그러나 괜찮아요. TV에 나온 유명 연예인 정도는 아니지만 저도 적립금이 좀 있거든요. 이럴 때 그걸로 작은 사치 좀 부려야죠. 때론 이런 날도 있어야 이 세상 사는 맛이 조금이라도 더 나는 거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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