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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 Nov 01. 2023

굳이 후회할 일을……

잡담

과연 그 말이 맞나요.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 그러니 어차피 후회할 거면 해보고 후회하라는 말요. 결혼한 사람들이 흔히 결혼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보고 이런 말들을 종종 하던데 정말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해요. 진짜 나훈아의 노래 가사처럼 조마조마 설마설마하며 마음 졸이고 사는 세상인데, 우리가 성인이 되어 한 번 실수하면 후회뿐 아니라 삶이 곤두박질쳐버리는데, 그런데도 후회할 일을 해 볼 수도 있지 않느냐는게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네요. 사실 저도 이십 대 시절 친구와의 금전적 문제로 후회할 일을 한 번 했거든요. 그 일 정리한다고 이 삼십 대 다 가버렸고요. 그 이후로 저는 세상을 살면서 어떻게든 후회할 일은 하지 않으며 살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제 우리 나이에는 한 번 후회할 일 만들면 돌이킬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어떻게든 그런 일 만들지 않으려고 조마조마하며 사는 거고요. 가시밭길 같은 세상에서 말이에요. 몰라요.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은 후회할 일 한 번 저질러도 세상 사는데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들은 그렇지가 않아요. 어떻게든 후회할 일 만들지 않고 살아가야죠. 그렇기 때문에 아등바등 발버둥 치는 거 아니겠어요. 그런데도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할 거면 해 보고 후회하라니요. 그 말을 듣고 막상 후회할 일 생기면 어떤 책임도 져주지 않을 거잖아요. 그냥 아무 도움 없이 방관만 할 뿐. 안 그래요. 안하고 후회하는 거랑 해보고 후회하는 것은 그 후회의 질이 달라요. 해보고하는 후회는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안해보고 후회하는 거랑은 그 무게와 결이 다르죠. 후회하고 난 후의 뒷수습에 경제적인비용이나 시간 그리고 정신적 데미지가 엄청 복잡해지죠. 안해보고 후회하는 거랑은 그 고통을 비교를 할 수 없다는 말이예요. 그래서 전 인생의 중대사를 조언한답시고 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사람들이 영 미덥지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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