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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 Jan 06. 2024

담배

잡담

이봐 신. 돈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요즘 나 하는 사업도 잘 안되다 보니 이 돈에 대해 생각이 많다. 이 나이까지 뭐 했길래 돈 백만 원이 없어 이 친구 저 친구에게 빌리냐고. 예전에는 돈을 우습게 봤거든 빌리는 것도 빌려주는 것도 별 문제 아닌 것처럼 생각했고. 그런데 지금 수중에 천 원짜리 몇 장밖에 없고 또 친구가, 니 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다른 사람 돈도 다 각자의 입장에서 중요한 거야라고 말했는데 그 말을 듣자 한 겨울에 찬 물을 확 끼얹은 것처럼 정신이 확 들더라고. 신. 난 담배를 피우거든. 고등학교 때부터 피웠어. 골초지. 요즘은 하루에 두 갑정도 핀다. 지금 담배값이 한 값에 4500원이야. 그러니까 하루에 9천 원이 담배 값으로 나가는 거지. 밥 먹을 돈도 없으면서 이 담배는 동전을 긁어모아서라도 어떻게든 사펴. 그런데 말이야 신. 내가 하루에 담배 값으로 9천 원을 쓰니 이게 한 달이면 27만 원이란 말이야. 그러면 일 년이면 삼백 이십 사만 원. 이걸 십 년 모았으면 삼천 이백 사십만 원을 모았을 금액이지. 엄청나잖아. 그래서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왜 이걸 모으지 않고 담배값으로 날렸을까라는 후회가 들어. 그런데 말이야 신. 더 웃긴 건 뭔지 알아. 이 생각을 나는 또 담배 한 가치 물고 맛있게 빨면서 하고 있네. 참 나. 웃기지.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고 웃겨. 그러니까 신. 어쨌거나 나 지금 배고프니까 밥 사 먹게 만원만 좀 빌려주라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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