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Zero Mar 24. 2024

건조체 글쟁이의 삐딱한 세상-꼴통

141. 출산장려

우리나라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결혼한 부부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여러 정책들을 내놓습니다. 아이를 출산하면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장려금 지급을 비롯해 여러 아이를 키울 경우 거기에 따르는 다양한 사회적 복지정책을 제공하기도 하고 말이죠. 그래서 주변인들은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면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지며 아이를 많이 낳아 키우라고 합니다. 아이가 없어 나라를 지탱할 국가의 근간이 없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국가의 존립이 위태롭다면서요. 그런데 저는 이런 이유로 출산을 장려하는 말들을 들을 때면 한 가지 의아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런 정책으로 아이를 많이 낳으면 그다음은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만약 이런 이유로 아이를 많이 낳고 키워 그 아이가 성인이 되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입니까? 그 아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해 줄 수 있습니까. 지금도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수두룩한데 그때의 그들은 무슨 일로 연명하며 어떻게 생을 유지하며 살아가라는 것입니까. 열악한 환경에서 육체적으로 힘들게 일해야 하는 밑바닥 삶을 살더라도 국가를 위해 그 모든 것을 감내하면서도 살아가라는 것입니까? 국가를 위해서요? 그럼 그 사람의 행복은 무엇입니까. 국가의 존재는 국민의 인간다운 삶과 행복을 위해서인데 국가를 위해서 자신의 행복을 희생하면서까지 그렇게 살아가라는 것입니까. 만약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 있어 그 국가의 존재 의미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그런 이유들로 발생할 그 후의 사회적 문제들은 어떻게 감당할 것입니까. 대책이 있습니까.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국가의 존립을 위해 당장 아이를 많이 출산하라고 하지만 그 아이가 성장해서 사회 구성원으로 독립해서 살아가야 할 때 양질의 일자리 제공과 같이 그들이 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안락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 줄 수도 없으면서 무조건 급한 불을 끄고 보자는 식의 출산장려는 지양하기 바란다는 것입니다. 제발요.

작가의 이전글 행복을 꿈꾸는 염세주의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