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우리는 무의식 중에 외길을 끈덕지게 걸어온 사람을 찬양합니다. 특히 일본 같은 경우 요식업이나 여타 다른 분야에서 한 길을 꿋꿋하게 걸어 장인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 같은 이들을 말이지요. 그런 기준으로 본다면 제 삶은 분명 실패한 인생일 겁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 했거든요. 한 곳에 진득하지 못하고요. 어릴 적 맨몸으로 농사를 지었고 중학교 시절부터 신문배달을 했고 고등학교 졸업 후 생산직 1년 동안 두 곳의 공장을 다녔고 군 특전하사관으로 입대해 4년 6개월 근무했고, 근무 중 삼풍백화점 현장, 무장공비침투현장등을 겪고 제대 후 전문대학교에 다녔고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 학교를 중도포기하고 중고 자동차 상사와 은행 경비원으로 6년 정도 일했고 그 와중에 경찰특공대 선발시험 3수 119 구조대 선발 시험 3수, 교도관 특채 시험 1회 응시, 운동도 권투 1년, 합기도 6년, 태권도, 검도 조금씩 했고 수영 조금, 스킨스쿠바 조금, 암벽등반 조금, 페러글라이딩 조금. 그리고 합기도 도장 2년 운영하고 지금의 회사에서 10년 넘게 근무하고 있거든요. 책도 한 분야가 아니라 여러 분야에 걸쳐 다독을 했고요.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 있는데, 제 나이가 겨우 오십밖에 안되어 그렇지 인생 경험은 웬만한 사람 저리 가라거든요. 그러니까 한 길만 걷지 않고 이리저리 굴러도 인생은 또 어떻게 살아지네요. 전문지식이 부족하지만 다양한 경험으로 삶에 대한 이해도가 좀 높아지고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인생도 조금은 여유롭게 이해할 수 있고요. 꼭 한 길만 걷는 게 대단히 잘 살아온 것이라는 강박만 버리면 임생은 또 다르게 보여요. 길은 여러 가지잖아요. 한 길을 걸어서 성공하지 못했다고 결코 실패자는 아니에요. 자기의 길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의 길을 걸어보는 것도 인생에서 그리 나쁜 것만은 같지 않아요. 그 경험들을 잘 활용하면 더 나은 삶도 살 수 있으니 한 번에, 또 한 길에서 성공하지 못했다고 너무 좌절하거나 속상해하지는 말자고요. 인생은 여러 갈래의 다양한 길이 해답을 가르쳐 줄 수도 있으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