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민주주의 사회에서 저는 각자 개인이 자기 자신의 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에게 주인이라는 말은 누군가의 위에 존재하고 군림하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있죠. 누군가를 다스린다는 뜻으로요. 그 객체를 우리 쉽게 종복이라고 합시다. 그러면 이 종복은 주인의 명령에 따르는 게 본연의 불변하는 정체성이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우리는 이 주종의 관계에 있어 주인이라고 특정되는 사람의 명령에 따르는 행위를 복종이라는 말로 쓰고 있습니다. 무력에 의해서든 권위에 의해서든 아니면 경제력에 의해서든 약자는 강자에게 무의식 중에 복종하게 되죠. 그 복종이라는 마음의 가짐이 최초 어디에서 발현되는지는 모르지만요. 아무튼 우리는 이렇게 사회의 다양한 조건들에 의해 의도치 않게 복종이라는 것을 하게 됩니다. 특히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더 많이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되죠. 아무래도 사회생활에 있어 남성들이 더 많이 다양한 조직에서 활동하게 되니까요. 그런데 저는 이 남성들의 원치 않는 복종심이 우리의 징병제 군대 제도 때문에 더욱더 큰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냥 법이 그래서, 군역을 의무로 정해 놓아서 군에 가는 것일 뿐인데 그곳에서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받게 되죠. 계급적으로 상관이라고 칭하는 자들로부터 또 고참이라고 칭하는 자들로부터 요. 그래서 이 군에서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길들여진 복종심이 제대를 해도 우리의 무의식 중 뇌리에 강력하게 각인되고 잠재해 사회에 나와서까지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하루빨리 군이라는 특수성을 이유로 군에서 행해지는 이 복종을 강요하는 문화가 빨리 사라져 우리의 마음에 자리잡고 있는 잠재적 복종의 마음이 없는 사회가 되어 그 긍정적인 영향이 모두에게 미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