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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잡담

by Zero

필드에서 뛰는 사람은 필드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맞는 장비가 갖춰 줘야 한다. 이 말은 올림픽 출전 선수가 각자의 종목에 맞는 최고의 장비를 사용해서 경기를 치러는 게 당연한 이치라는 말이다. 그런데 특전사는 특수부대이지만 육군규정에 묶여있다. 전투력을 높이기 위해 사재장비를 자비를 들여 구입해 사용하지만 이조차 못하게 한다. 규정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재 장비를 사용하는 것은 군용 보급장비의 성능이 사재장비에 비해 훨씬 떨어지기 때문이다. 만약 군장비의 성능이 좋다면 우리가 뭐 하러 자비까지 털어가며 사재장비를 구입해 쓸 것인가. 특전사는 행정 병과와 전투병과가 복장과 전투화등 모든 게 똑같다. 장비도 물론 마찬가지다. 이는 공장 현장 노동자에게 와이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매고 구두를 신고 현장일을 하라는 것과 같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특전사가 해군특수전부대 UDT를 부러워하는 이유는 이 보급장비의 차이가 큰 이유를 차지한다. UDT는 소총 같은 경우도 자신에게 맞는 총을 선택하도록 장비선택권이 주어지는 걸로 알고 있다. 이게 진정한 프로를 대하는 태도가 아닌가. 내가 특전사에 근무할 때, 최강의 전투프로“라는 말을 썼다. 하지만 말만 그럴 뿐이다. 전투장비 보급은 전혀 프로를 대하는 태도가 아니었다. 요즘은 장비의 성능이 중요하다. 언제까지 정신력으로 싸우라는 쌍팔년도씩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할 것인가.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기 위해 전진에 깊숙이 침투해 임무수행해야 하는 요원들이기에 이제는 거기에 걸맞은 규정으로 제대로 대우를 해줘야 하는 게 아닐까하는 깊이 있는 생각을 한 전 해봐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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