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상(공원이야기)
저는 비 오는 날과 겨울을 엄청 싫어했어요. 비가 오면 활동하기도 어렵고 우산을 써도 몸과 옷이 축축이 접어 찝찝하고. 그리고 겨울도 시골 초가집에서 자라나 학교를 걸어 다니고 눈 속에서 나무를 해야 되고 찢어진 문풍지로 칼바람이 파고들고. 하지만 온 몸을 파고드는 추위는 어찌해 볼 도리가 없고. 아무리 옷을 껴입어도 춥기만 하고. 이 비 오는 날과 겨울의 추위는 군 생활을 하며 더욱더 싫어하게 됐죠. 하지만 공원에 근무하고부터는 비 내리기를 기다리고 한파가 찾아오기를 기다려요. 그래야 공원 이용객이 줄어들어 민원이 적게 들어오거든요. 이렇게 보면 사람의 마음이란 게 참 간사해요. 자기의 득실에 따라 수시로 바뀌니 말이에요. 오늘 공원에 벚꽃이 만발했고 날씨도 좋아 벌써부터 걱정이 되네요. 얼마나 많은 이용객에 얼마나 다양한 민원이 들어올지. 분명 봄이라 더없이 좋은 날인데 그래도 업무적인 부분에서는 살짝 겁이 나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