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상(공원이야기)
우리는 제복 근무자다. 그렇다 보니 매년 피복비가 나온다. 파복은 제복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서 일괄적으로 구입한다. 피복비는 정액으로 정해져 있다. 그 금액 내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면 된다. 그런데 우리 사업소 같은 공원은 산도 있고 하다 보니 일반용 등산복이나 등산화를 구입하기도 한다. 그런데 몇 곳의 공원중 특정 한 곳을 제외하면 딱히 일반 등산복이나 등산화는 필요하지 않다. 그냥 우리가 입는 제복이면 충분하다. 그런데 퇴직이 얼마 안 남은 동료 한 명이 계속 특정 등산복 모 브랜드의 일반복을 가지고 물고 늘어진다. 나머지 젊은 직원은 그냥 다 제복으로 맞추자고 이야기를 하는데도 말이다. 물론 지금까지 2년에 한 번씩은 그렇게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근무자들의 의식도 바뀌었고 근무지 환경도 바뀌었다. 그러자 이 사람은 우리와 거래하는 제복회사의 피복이 질에 비해 너무 비싸다는 궁색한 변명으로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려고 한다. 사실 따져보면 우리나라 옷 값이 재질에 비해 안 비싼 게 어디 있나. 자신이 구입하고자 하는 그 일반 브랜드의 옷도 똑 같이 질보다 가격이 비싸다. 그리고 이 사람은 여름에 통일된 제복을 안 입고 혼자 옛날 단속반에서 맞춰 입었던 옷을 입고 있다. 자신은 특정 초소에서 혼자 근무하는데 민원 출동도 없고 정기 순찰도 없으니 여름이 되어도 땀에 젖을 일이 별로 없고 겨울에도 추울 일이 별로 없다보니 말이다. 초소안 사무실에서만 생활하니까. 그래서 평소 같으면 지금 피복을 받어야 될 시기인데 아직 발주도 못 넣고 있다. 사무실 담당자와 자꾸 의견이 충돌 되면서. 곧 여름으로 민원과 순찰을 돌면 땀에 젖어 근무복을 수시로 갈아입어야 되는데 아직도 이러고 있으니 큰일이다. 그놈의 사재복이 필요하면 개인적으로 사 입으면 되지 이게 뭐라고 피복하나 가지고 몇 달을 이렇게 문제 삼고 있다는 말인가. 이를 어쩌자는 것인가. 그저 한숨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