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

군상(공원이야기)

by Zero

우리나라에서는 구청의 지정게시대외에 설치하는 현수막은 모두 불법이다. 그래서 자영업자들이나 소규모 상인들이 자신의 업종을 홍보하기 위해 길거리에 현수막을 설치하면 구청에서 일말의 베려도 없이 다 떼어버린다. 그런데 정당이나 정치인의 현수막은 그 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그들은 어디에라도 현수막을 설치할 수 있다. 오히려 그런 현수막을 철거하면 법에 의해 되려 철거한 사람이 처벌을 받는다. 이상하지 않은가. 국회의원은 법을 만들고 정당은 그들의 소속인데 다른 이들보다 더 모범을 보이고 법을 지켜야 하는 사람들은 법이라는 이름하에 마음대로 할 수 있고 먹고살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서민들은 더욱 강력하게 제재를 받고. 물론 불법 현수막 철치는 안된다. 나는 그들을 옹호하자는 게 아니다. 내가 하고자하는 말은 정치인이나 정당들도 지정된 게시대에 하자는 것이다. 왜 그들에게는 예외의 법을 적용시키는가. 길거리를 가다 보면 주요 지점에는 여지없이 그들의 현수막 천지다. 그들의 현수막도 국민의 알 권리, 정치를 떠나 도심의 미관을 헤치는 건 매 한 가지 아닌가. 내가 근무하는 공원도 똑같다. 일반 시민들의 현수막은 떼어 내면서도 정치인들의 현수막은 손도 건드리지 못한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고 잘 볼 수 있는 곳에는 공원의 미관과 상관없이 그들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몇 푼 안하는 현수막에도 계급이 존재하니. 그저 유구무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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