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모(어릴 적 기억)

잡담

by Zero

요즘 “망모”라는 노래를 자주 듣는다. 너무 애달픈 노래다. 그중 가사에 이런 구절이 있다. “내가 초등학교 삼 학년 때 몹쓸 병에 시달리시다 이 세상을 뜨셨다”라고. 나는 이 구절을 들으면 자꾸 초등학교 오학년 때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언젠가 앞에서도 한 번 쓴 적이 있는 내용인데 따뜻한 봄날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이었다. 나는 그때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친구와 함께가 아닌 혼자 집으로 왔다. 우리 집은 마을 위 산 중턱에 있어 학교 쪽에서 집에 오려면 산 보우리를 하나 넘어야 했다. 그래서 내가 혼자 산 중턱에 이르렀을 때 꼬마 여자아이의 절규와도 같은 처절한 울음소리가 들렸다. 나는 무슨 영문인지도 모른 체 그저 봉우리를 올라갔다. 그랬더니 내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어른들이 작대기를 짚고 수건을 먹에 건채 원을 그리며 봉우리가 만들어져 가은 새 흙을 밟고 있었다. 그건 무덤을 만드는 거였고 나보다 두 살 어린, 망모의 노래처럼 초등학교 삼 학년 후배 여자애가 무명저고리를 입고 머리에 흰 천에 새끼줄을 두른 채 어른들이 밟으며 만들고 있는 무덤 앞에 퍼질러져 사지를 발버둥 치며 처절하게 서럽도록 울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에 겁도 나고 당황도스럽고 해 빨리 고개를 넘어 집으로 왔는데 그 이후로 죽음만 보면 그때 그 모습, 무덤 밟는 어른들과 그 앞에서 실신할 듯 울고 있는 그 꼬맹이가 기억나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나는 지금 나이에도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그 슬픔을 어떻게 받아 낼지 감당이 안 서는데 그때 그 삼 학년이던 꼬맹이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 어린 나이에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내었어야 했던 그 아이의 슬픔은 어떠했을까. 지금은 어디에서 잘 살고 있기나 할까. 그 꼬마의 울음소리를 언제는 나는 잊을 수 있을까. 그날이 오기는 할까. 그 기억이 내게는 너무 강렬했나 보다. 노래 망모를 들으니 더욱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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