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이야기(1994-1998)
특전사에는 다섯 종류의 주특기가 있다. 이 주특기들이 모여 한 개의 팀을 이룬다. 나는 통신 주특기 출신이다. 특전사에서는 통신주특기를 제일 힘들게 여긴다. 그래서 하후생 주특기 배정 신청 때 대부분의 교육생들이 통신주특기를 제일 마지막 지망으로 적는다. 나도 그랬는데 어떻게 통신주특기를 받게 되었다. 통신주특기는 적후방에 침투하면 후방의 우리나라 연합특전사령부와 교신을 해야 한다. 침투 중 인원과 장비에 이상이 있나없나를 보고하는 최초 침투보고부터 작전결과 및 다른 작전 임무부여 같은 것을 장거리 교신을 통해 주고받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것을 일반어로 할 수 없다. 그러면 적에게 감청을 당해 노출이 되기 때문에. 그래서 암호로 만들어 교신한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숫자로 암호화해 모스부호로 보내는 것이다. 연특사로부터 교신을 받을 때도 숫자로 된 암호문을 숫자 모스부호로 받아 한글로 변환하고 이게 통신주특기의 역할이다. 그리고 팀 내 통신도 책임을 지고. 그렇다 보니 장비가 많아 군장무게가 타주특기보다 무거워 전술 훈련 시 제일 힘들다. 다른 주특기는 휴식시간이 주어지거나 우리가 교신을 하는 동안 쉬면 되는데 우히는 그것도 안되고. 또 주둔지 주특기 교육도 암호문 숫자들이 3개월에 한 번씩 바뀌는데 이걸 다시 또 다 외워야 하고. 한글의 특정 단어나 자모음이 숫자로 되어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 암호문을 만들고 해독하는데 특정분량에서 한자 모자라거나 더해져도 안되고 정확하게 그 분량의 수가 딱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기준시간이 있어 이 시간 안에 못 들어오면 사수들로부터 구타나 얼차려를 받고 한 겨울에는 옷을 다 벗고 밖에 나가 훈련을 시키고 한다. 손이 느리고 정신력이 약해 실력이 안 나온다면서. 그러면 추위에 언 손으로 덜덜 떨며 훈련을 해야 한다. 또 수리라고 암호숫자를 비산술적으로 만드는 뺄셈이 있는데 이게 정상적인 산수의 뺄쎔과는 달라 잘 안 되는 사람은 지독 시리 안된다. 초임하사 때는 사수들이 A4 열 장 분량을 매일 숙제로 내주는데 구타 당하는 시간에 또 내무반에서는 불을 켤수 없어 화장실 변기에 거꾸로 얹아 이 숙제까지 하고 야간 동초근무 까지 서면 밤에 잠도 못 잔다. 그리고 모스부호도 귀가 안 트인 사람은 잘 들리지 않아 엄청 갈굼을 당한다. 그렇다 보니 특전사에서 통신주특기는 실력이 안되거나 특성에 안맞는 요원은 체력적안 것보다 이 주특기 때문에 힘들어 하거나 탈영하는 인원이 종종 발생한다. 아무튼 이게 특전사의 통신주특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