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지 않는 두 귀의 가르침
할아버지는 자신의 관점을 나누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 완고함이 지금껏 이어진 고된 삶을 살아가게 했지만, 동시에 세상과의 연결을 잃게 만들었다.
처음엔 작은 이명으로 시작되었다. 장시간 트럭을 몰며 소음에 익숙해진 할아버지는 크게 증상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날, 교통사고를 당하고, 나이가 들면서 두 귀는 날로 약해져 갔다. 보청기를 쓰라는 의사의 권유에도 자신만의 고집스러움으로 사용을 거부했다. 결국, 할아버지의 청력은 악화되고 장애를 얻었다.
듣지 않는 두 귀는, 어쩌면 오래전부터 필요하지 않았던 걸까? 할아버지는 자신의 장애에 대해 상실감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담담히 주어진 결함을 받아들였다. 마치 자신의 삶에서 중요하지 않은 사건을 마주한 것처럼.
들리지 않는 귀로 날 보며 질문을 하고 어설픈 대화를 이어갈 때면, 나는 속으로 할아버지에게 묻는다.
‘할아버지. 그대로도 행복하세요?’
아마, 할아버지는 나에게 그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여 보이실 것 같다. 그깟 게 뭐 대수냐는 듯 무심하게.
자신만의 방식을 고수하며 때로는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지만, 그 한결같은 모습이 지금의 할아버지를 있게 해 주었다는 것을 안다.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첫째 아들을 먼저 하늘로 보냈을 때도, 자신의 두 귀를 잃고 세상과 단절되었을 때도, 그리고 지금 화상병원 안 병실에서도.
할아버지의 생을 떠올릴 때마다 다가올 미래를 되짚어보게 된다. 앞으로 나의 어떤 고집스러움이 삶을 이어가게 만들까. 언젠가 나도 나만의 모습으로 흔들림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하루빨리 할아버지가 회복하시길 바라며, 짧은 편지에 작은 마음을 담아본다.
‘할아버지. 변하지 않으셔도 돼요. 할아버지답게 조금 더 저희 곁에 머무시다가, 행복하고 평안하게 첫째 아들 곁으로 가주세요. 지금까지 걸어오신 당신의 삶은 충분히 의미 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