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해야 믿는다 하지만 보상 필수

새로운 조직 문화를 거부하며

by 노마드 김씨

출생이 한국인 중소기업에서 밥벌이 한지 한달이 다 되간다. 모든 사람이 사는 건 다 같다고 하지만, 외국계에서만 10년 넘게 일하다 새로운 경험해보는 이 곳에서의 낯섦, 아직도 적응중이다. 기록해두고, 나중에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되돌아보자.젖어드는 나를 경계하자. 깨어있자.


결혼했냐는 질문과 축의금, 그리고 출근도장

팀원 면접을 봤다. 두 달전 내가 떠올라, 여전히 창고같은 미팅룸, 다소 분주한 사무실을 농담하며 시작했다. 첫 질문부터 결혼했냐고 물어본 상무님에게 경악했었기에, 오는 길 멀지 않았냐, 와줘서 고맙다 했다. 내가 면접볼때 듣고 싶었고, 매번 들었던 얘기들을 했다. 괜찮은 분 같기에 상무님에게 잠깐 들어와서 보자고 했다. 역시.. 왜 서울로 상경했냐, 사진 얼굴은 하얀데, 넌 왜 탔냐,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냐. 소개팅 나가면 할만한 질문을 퍼부으셔서 민망한 마음에 옆에서 영혼없는 웃음만 지었다.

개인적 질문을 서슴치 않는 부분 VS 그 사람을 알아가고 어느 정도 신뢰가 생겼을 때 그런 질문을 여는 것. 무엇이 더 나을까. 개인적으로는 후자가 더 편하다. 갑자기 훅 들어오는 것이 나는 매우 불편하다. 유난한건가. 물론 나도 내 팀원의 나이와, 개인적 환경이 궁금하다. 하지만 면접은 아니다. 업무에 관련된 질문으로 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주 초엔에누군가 결혼한다고 직급에 따라 축하금이 차등해서 월급에서 공제(?)된다는 '회사 단톡'이 왔다. 내 눈을 의심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결혼에, 단지 내가 그 조직원이라는 이유로, 월금에서 축의금을 빼간다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예전 시골 마을의 정씨네 아들이 이사가니 십시일반해서 돕는 곳인가보다.


또 다른 최근 사건. 회사 문이 열려있어서 출근 도장을 깜박하고 들어왔다. 메일이 왔다. 지각처리. 전에 있던 회사에서 '52시간 일하기' 캠페인을 사내에서 진행하며 만들었던 문구가 생각났다. '얼마나 회사에 있었는지보다 더 중요한 건 무엇을 했느냐'다. 오래 앉아있다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근데 여긴 새벽에 red-eye를 타고 들어와도 아침에 회사로 출근해야 하는 곳이다. 그냥 그 시간에 앉아있으라는 거다.


이렇게 나에겐 익숙하지 않은 문화의 상식들을 이해하려고 노력중이다.

sticker sticker

서로에 대한 존중이 당연하고,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지 않으며, 가장 중요한 개인의 자율성과 그에 맞는 책임을 인정하는 곳이 될 수는 없을까. 고민이 많다, 무엇이 원인일까. 우선, 리더다. 하지만 이렇게만 결론 짓기엔 부족하다. 현재로서 나의 생각은 '인센티브'의 부재다. 성과에 차등을 주는 것이 비인간적여 보일 수는 있어도 이게 없으면 더 열심히 일할 이유가 없으니 퇴근 시간 30분전에 다들 짐을 챙겨서 시간이 되면 전쟁나듯 도망가는 거다. 물론 다들 회사의 발전을 위해, 나아가선 자신의 성장을 위해 자발적으로 뭔가를 더 하는 것, 가장 좋다. 하지만, 난 그게 인간의 본능을 무시한 사회주의의 실패라고까지 연결된다. 시스템을 만들어야 그렇게 움직여진다.


현재 내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냉소주의다. 내가 이 조직 우리 팀원들에게 맨 처음 느겼던 거다. 어차피 할 수 있는 건 없으니 시키는 거나 하자. 무기력함. 우선 나의 팀 부터 바꾸려고 노력중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알리자. 그래서 윈윈하는 방법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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