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에 머무르는 습관

안죽는다. 홍콩에서의 단상

by 노마드 김씨

어제부터 홍콩에 업무차 방문중이다. 트라우마 상하이가 떠오르는 곳이다. 호텔도, 음식도, 사람도, 골목도.

홍상하이.jpg 홍콩+상하이=홍하이

개인적으로 출장을 비롯해 익숙한 집을 떠난다는 것이 상당한 스트레스다 (인걸 크면서 더 알게 되었다).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과 익숙함이 시너지를 일으킨다. 나의 생존 본능 뇌가 풀가동한다. 자연스럽게 완벽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이어진다.


도착해서 머무를 상황에 대한 모든 시나리오를 짜고, 준비물을 챙기다보면 별걸 다 여행가방에 쑤셔넣는다. 무언가 빠트렸을때 그 상황에서 당황스럽고 실망스럽고 아쉬운 그 감정이 가기전부터 마구 마구 떠오른다. 그래서 더욱 집착하고 상상하고 준비한다.


3년 전 상하이로 떠날때는 나의 그런 강박이 극한에 이르렀을때다.


이전 직장에서 두달에 한번 꼴 있는 출장에서도 비슷하다.

그래서 난 출장을 제대로 즐겨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게 나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유난히 과거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이 크다.


어제는 홍콩에 도착하면서부터 집을 그리워했다. 이번 호텔이 너무 오래되었고, 그래서 기존 출장들이 얼마나 좋은 환경이었는지 과거를 또 그리워진다. 헤어진 남친을 잊지 못하는 마음이다.

현재에 집중하라, 까르페 디엠. 너무도 당연한 말인데 왜 세상사람들이 반복하게 되는지 이해된다.

내 마음이 과거와 미래에 가 있을때, 후회와 자책, 걱정이 나를 치고 들어올 때마다, 깨어나야 한다.

지금이다. 오늘 해야 할, 아니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야 할, 아니 그냥 하면 된다.


좋은 향은 아니지만, 툭 터져있는 이 오래된 호텔 로비에서, 상하이 격리호텔을 떠올리게 하는 이 호텔에서도, 내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하고, 더 편안해지기 위해 애쓰는 나를 보자.


긴장을 풀고, 나의 소리들을 듣고 이것들이 나를 '통과'하게 하자. 그리고 이런 흐름을 자연스럽게 반복하자. 그리고 복잡해질 때는 쓰자. 들어주고, 나를 지나게 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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