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트로 팀원과 성과 만들기

한 팀, 하나의 성과...다양한 사람과 문화

by 노마드 김씨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브런치 작가를 높게 평가했다. 이유는 나의 서사가 누군가에겐 자그만 등불이 될 수도 있다고. 친구야 고맙다. 난 작가도 아무것도 아니지만, 내가 깨지며 배웠던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의 위로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두 번째 글을 (아직은 숙제처럼) 써본다.



외국인 노동자

전 세계에 지사를 두되, 심장은 본사 어딘가에 있는, 글로벌 회사에서만 약 13년을 일한 것 같다 (약.. 같다고 한 건, 중간에 육아휴직, 학업, 이직 오버랩 등까지 자세히 계산한 적이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그중 8년은 한국에 적을 두고, 본사걸 한국화하는 업무였다면, 나머지 5년 정도는 아태지역이나 크게는 전 세계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일했다.


회사를 가지 않고도..

특히 가장 최근 거의 100% 리모트로 일하는 회사에서 5명의 팀원을 각각의 나라에 두고 관리하면서, 프리랜서가 아닌 직장인으로 월급을 받았다. 전혀 새로운 경험이었다. 2년 동안은 출장이 아닌 이상 거의 화장을 하지 않고, 상체만 갖춰 입고, 프리랜서처럼 일했다. 시차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팀원들에게 공동의 목표를 주지 시키고, 각자의 할 일을 하게, 춤추게 하고, 쉬게 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의미가 컸고, 재미있었다. 참고로 코로나 상황이 아니다, 끝나도 리모트를 계속하는 회사였다. 면접 때 본사로 오라고 했지만, 난 가정이 먼저였고, 다행히 한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줬다. (하지만 나중에는 이게 가장 큰 문제가 되었다)


안(만나) 보고도 조직을 관리해야 한다면

요즘 The First 90 Days란 책을 읽고 있는데 여기에 버추얼로 팀원들과 함께 일하며 성과를 만들어가는데 원칙을 소개한 부분이 있었다. 난 혼자 부딪혀가며 만들어간 건데, 이렇게 잘 정리되어 있다니. 5가지를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복기해 본다.


1/Bring the team together early if at all possible (온라인으로라도 같이 자주 모이게 해라)

ㄴ팀원들끼리 일주일에 한 번은 꼭 팀 미팅을 했다. 서로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도울 수 있다고 봤다. 모든 업무의 맥락들은 연결되어 있다. A팀의 누가 뭘 부탁했는데, 얘기하다 보면, 그거 B팀에서도 똑같은 거 물어봤다. 어떻게 해결했냐 이렇게 이어진다. 너무도 당연한 얘기 같지만, 몸은 다른 대륙에서 일하고 있는 팀원들로서는 이런 얘기를 할 시간을 의도적으로 만들지 않으면 두 번 일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물론 이런 걸 조정하는 게 팀장인 나의 역할이기도 하지만, '한 팀'으로서 업무로 잇는 리츄얼이 꼭 필요한 것 같다.


2/Establish clear norms about communication (너와 나의 상식선)

ㄴ다들 시차가 다르니 공통 시간의 영역에 미팅을 잡는다. 우리의 경우에는 오후 3시부터 6시까지가 '모두'가 되는 시간, 유럽 팀원이 있어서 오전 시간은 불가능하다, 아시아권은 1-2시간이라서 그나마 낫다. 어떤 건 팀즈챗으로 하고, 어떤 건 One Note에 별도로 업데이트하고, 또 어떤 건 이메일로 공식적으로 알리고, 이메일 그룹 (Distribution List)은 어떨 때 누구를 포함하고, 누구를 제외시킬 것인지. 가장 좋은 건 문서화하는 것이지만, 그게 너무 복잡하면, 최소한 팀원들에게만이라도 각 상황의 상식을 반복적으로 인지시켰다. 두 번 일 시키고 싶지 않았다...

ㄴ무슬림들이 다수라 남자의 경우 금요일 오후 2시간은 기도할 수 있도록 미팅을 잡지 않았다. 급한 업무도 배제했다. 다른 종교와 문화에 깊게 들어가 보니 음식이나 가치 등에 주의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이것도 얼굴 대고 밥 먹고 하다 보면 더 빨리 배웠을 텐데, 스크린으로만 일하다 보니, 처음부터 나의 무지를 고백하고, 내가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꼭 물어보게 된다.


3/Clearly define team support roles (상부상조, 네가 안 보여도)

ㄴ멀리 떨어져 일하다 보면 (아무리 팀 미팅을 한다고 해도) 숲을 보기 힘들다. 일이 특정인에게 몰리기도 한다. 그리고 동료는 잘 모르기도 한다. 팀 미팅 때 누가 회의록을 작성할 것인지, 어떤 어젠다를 말할 것인지 돌아가며 하도록 정했다. 평등하게. 공동의 팀 업무는 모두가 함께.


4/Create a rhythm for team interaction (우리만 아니라, 다른 팀도 함께)

ㄴ전체가 모이는 건 주간으로 하지만 소통은 위아래 좌우 자주 섞는다. 사무실에서 일하면 우연스럽게도 만나서 수다 떨지만, 리모트는 불가. 그래서 스킵이라고 (Skip) 내 매니저가 내 팀원들과 정기적으로 캐치업 미팅을 하거나, 나 역시 상대 팀의 팀장 및 팀원들과 '의도적'으로 콜을 짧게나마 잡아서 그냥 요즘 어떤지 물어본다. 더불어 Individual Development Plan (IDP)라는 팀원과 절대 일이 아닌 그/그녀의 커리어, 배움의 과정에 대해서만 얘기하는 세션을 잡기도 한다.

ㄴ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을 보통 3개월, 길게는 6개월 전에 달력에 다 박아둔다는 것이다. 안 그러면 바쁜 업무에 치인다, 밀린다. 그래서 '리듬'을 만들라고 하는 것 같다.


5/Don't forget to celebrate success (소속감이란 접착체, 나를 알아봐 주는 팀)

ㄴ정말 내가 꼭 챙겼던 거다. 생일, 프로젝트 성공 사례, 아이출산 하다못해 특정 나라 첫 여행, 모든 걸 다 함께 축하해 준다. 생일이나 근속년에는 유관 부서 및 팀원들에게 온라인 편지에 메시지 써달라고 한다. 각자의 언어로 남길 때도 있다. 이걸 다 모아서 팀미팅 때 열어주며 노래도 불러준다. 그 나라에서 쓸 수 있는 쿠폰도 보내주고, 네가 사고 싶은 거 사고 올리라고 한다. Moments that Matter이다. 리모트로 일하면 소속감 생기기 어렵다고 하는데, 나의 경우엔 서로 이렇게 개인적인 것들을 함께 기뻐하고 일하니 실제 만났을 때 더 반가웠다.


다시 9-6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지금, 그럼에도 버츄얼 업무를 하며 좋았던 부분은 지켜가고 싶다.

꼭 필요할 때 만나고, 서로 정보 공유 꾸준히 하고, 축하해 주고, 안팎으로 소통하고, 서로가 지켜야 할 부분이 확실한 조직.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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