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는 집에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 외출할 일이 있으면 아침 일찍 약속을 잡거나 일을 보는 편인데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아 일처리가 빠르다. 여유롭고 평화로운 아침에 몸을 움직이다 보면 부지런해지며 알찬 하루를 보낸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다 보니 외출 후 오후 3시만 되면 집 생각이 간절해진다. 해가 바뀔수록 심해지니 집과 내가 줄로연결됐다는 생각이든다.
생일 때 아이들과 점심을 먹으로 나간 적이 있었다. 두 아들도 타고난 집돌이들이라 외출을 좋아하지 않는다. 막상 나가면 즐거워 하지만 집 밖을 나가기 위한 준비과정과 마음을 귀찮아한다. 그 마음을 이해하지만 같이 외출하기 힘들다는 말도 된다. 내 생일이 아니었다면 아들과의 외출도 없었을 것이다.
복잡한 시내보다 한적한 야외를 다니며 굴구이를 먹다 집에 필요한 약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 먹고 약 사러 가야겠는데."
"그래요? 근처에 약국 없어요? 멀리 가기 싫은데."
"그렇지? 학교 근처에 약국이 있을 거니까 찾아보자."
약국에서 약을 사고 가까운 빵집도 들렀다. 빵을 고르면서도
"엄마! 빨리 집에 가요."
"인마! 나도 가고 싶다. 그래도 내 케이크는 사야 되지 않겠니?"
집을 사랑하는 우리의 마음이 같아서 다행이지만 오랜만에 만난 아들과의 외출이 짧아서 아쉽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오면 제일 먼저 하는 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