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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엄 Jun 03. 2024

비타민쌈과 비타민 된장국

물 없이 싸 먹는 라이스페이퍼도 있다.

저녁모임에 연어샐러드를 먹었다. 연어와 샐러드에 올려진 야채를 먹고 있는데 스푼같이 생긴 조그만 야채가 눈에 들어온다.

"이거 무슨 야채일까요?"

"이거 비타민이에요."

"예? 비타민이란 야채도 있어요?"


알아보니 다채라 불리는 야채인데 비타민성분이 많아 비타민이라고 불리는 듯했다.

다채는 녹황색채소로 칼슘과 철분이 많은 채소다. 특히 카로틴함량이 시금치의 2배나 되어 비타민 생채 100g을 먹으면 하루 필요량의 80%를 채울 수 있다고 했다. 비타민이 많아서 비타민 채소라 불리는 것 같다.


데쳐 먹어도 되고 가열해 먹어도 되지만 생으로 먹는 게 일반적인 듯했다. 스푼같이 생긴 모양 덕분에 여러 가지 야채로 샐러드를 만들면 대접하기 좋은 식재료일 것이다.



그 주에 마트에서 비타민채를 찾았다. 생각보다 마트에는 많은 야채들이 있었다. 평소에 알던 야채들만 구입하다 보니 몰랐던 것일 뿐 야채종류는 많았다. 먹고 싶었던 비타민채를 장바구니에 담고 집에서 다듬었다. 작은 시금치같이 생기다 보니 다듬기도 편했다.


드레싱 없이 생으로 비타민채를 입안에 넣었다. 씹는 순간부터 야채의 풋맛이 강하게 느껴지면서 생으로만 먹기에는 쉽지 않았다. 건강을 생각하면 억지로라도 먹겠는데 그럴 필요까진 없었다. 회식 때 먹었던 샐러드가 생각나며 다른 야채와 섞어서 소스로 뿌려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독으로 먹기엔 쓰면서 풀 맛이 났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먹을까?'


순간 물 없이 싸 먹는 라이스페이퍼가 생각났다. 라이스페이퍼에 비타민채를 올리고 콩코릭소스(그릭요구르트+으깬 병아리콩+검은콩가루)와 먹으면 괜찮을 것 같았다.


작은 아들과 자주 가는 쌀국숫집에 반세오라는 메뉴를 주문하면 라이스페이퍼가 나온다. 라이스페이퍼라 하면 뜨거운 물에 담가야 하는데 물을 주지 않았다. 분위기와 눈치상 그냥 먹는 거란 생각에 라이스페이퍼에 다른 야채들을 싸 먹었다. 얇아서 그런지 야채들을 가지런히 놓고 싸 먹기 좋았다.


집에 있던 라이스페이퍼


라이스페이퍼를 물 없이 싸 먹어도 된다는 사실을 알고 집에서도 해봤다. 웬걸. 라이스페이퍼도 종류가 있는지 집에 있는 라이스페이퍼로는 두꺼워서 싸지지도 않았고 씹어지지도 않았다. 알지도 못하고 아까운 라이스페이퍼만 반으로 부숴버린 꼴이 되었다.


새로 주문한 라이스페이퍼도 두꺼웠다. 잘 못 구입한 것이다. 기존에 있던 라이스페이퍼보다 조금 얇을 뿐 씹어지지 않던 식감은 같았다. 어쩔 수 없이 뜨거운 물을 준비했다.


잘 못 주문한 라이스 페이퍼


라이스페이퍼를 4 등분하여 자르고 슬라이스 쌈무를 준비해 콩그릭소스와 먹었다. 쌈무의 새콤달콤한 맛과 비타민채의 싱싱함, 콩그릭소스의 고소함을 한 입에 먹을 수 있게 라이스페이퍼로 잘 싸 주었다. 환상적인 맛은 아니었지만 쌈무 덕분에 비타민채의 풋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건강한 한 끼로 먹을 수 있는 괜찮은 맛이었다. 



며칠 뒤 물 없이 먹는 라이스페이퍼를 주문하고 다시 도전했다. 새로 주문한 라이스페이퍼는 직사각형에 식당에서 먹어봤던 두께였다. 4등분으로 자르고 먹었더니 씹기에 좋았다. 다른 야채들과 약간의 소스를 넣어 먹었는데 맛있었다. 무엇보다 물 없이 먹을 수 있어 간편했다. 물에 불린 라이스페이퍼보다 부드러운 맛은 덜했지만 바삭한 맛이 있었다. 무엇보다 새로운 식재료로 식탁을 꾸밀 수 있어 좋았다.


물 없이 먹는 라이스페이퍼와 야채


생긴 모양과 가진 영양에 비해 단독으로 먹기엔 아쉬웠던 비타민채. 샐러드로 먹으려면 다른 야채들과 소스가 필요하. 가장 맛있었던 것은 된장국에 시금치 대신 넣어 거였다. 차가운 샐러드용보다 따뜻한 국물과 먹으니 맛있었다. 뜨거운 국물에 생비타민채를 넣어도 좋았다.


비타민 된장국


비타민채라는 야채를 발견하고 먹어 보는 기쁨으로 일상에 만족감을 느꼈다. 몰랐던 야채를 발견하고 먹어본 경험을 통해 맛을 알게 됐으니 소소한 행복이다. 내가 먹어온 야채보다 먹어보지 못한 야채들이 많을 텐데 그걸 찾아보는 것부터가 모험인 것 같다. 

'다음엔 뭘 먹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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