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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엄 Mar 25. 2024

아들들과 잘 지내는 나는 글 쓰는 엄마

제목 : 귀찮은 장난

내가 생각하는 나의 마음나이는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 같다. 치유일기를 통한 성숙의 시간이 지났다 하더라도 중학생정도니 여전히 장난꾸러기 소년이라 생각한다. 엄마의 마음에 소년이 들어있었으니 어린 아들들과도 잘 통했다. 좋아하는 만화영화나 프로그램도 비슷했고 장난치는 수준도 비슷했다. 사춘기로 접어든 아들과의 어색한 소통도 있었지만 내 고집보다 아들들의 생각을 존중하며 따라가 경험들로 우린 더 친해졌다. 물론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선택이나 고민거리들이 있을 때 주저 없이 말해주며 내 의견을 물어보는 아들의 태도에서 나에 대한 신뢰가 있음을 느낀다.


철없던 아들이 나보다 철이 들어가는 모습에서 대견함을 느끼지만 아직도 경험해야 할 것이 많은 아들은 사회에서 초보다. 찰나의 생각이 성숙한 것이지 행동이나 경험은 아직도 시작 수준이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미숙한 생각이나 태도가 보이면 강약을 조절한 말을 하거나 편지를 써서 알려주는 편이다.


아들과 부딪히고 화해한 후 전달하는 편지는 연애편지를 전달하는 것보다 더 떨렸다. 말없이 편지를 펼치고 책상에서 읽어보는 듯한 소리가 들려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우리는 싸운 일이 없다는 듯이 같이 밥을 먹을 때면 예전보다 친해진 느낌이다.


엄마의 마음에 병이 있으면 아들에게도 전달된다고 생각하기에 마음관리에도 신경 쓰며 살게 된다. 아들보다 어릴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아들에게 성숙을 요하는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겠지만 장난꾸러기 같은 내 마음아들에게도 어리광을 부리는 것 같다. 자중할 필요가 있단 걸 아는 나는 명랑함과 쾌활함을 숨기려 책을 읽고 글을 써댄다.


가끔씩 발동되는 나의 장난기는

"꺼지세요"란 아들의 정지버튼에 멈추게 되고

"네"하고 나오는 내 모습에서  웃음이 시작된다.


그 누구보다 나를 이해해 주고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알아주는 아들과의 관계에서 나는 평온함을 느낀다. 이제는 서로가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기쁘게 살아가는 경험들을 채울 차례인 것 같다. 각자의 포지션이 정해진 만큼 끈질기게 하다 보면 좋은 일들이 생길 것이다.


큰아들은 좋은 음악을 만들고 노래하는 뮤지션으로 살아가고

작은아들은 애니메이터가 되고 싶어 하니(이 녀석의 진로는 바뀔 수 있다)

나는 두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다.


일을 해가며 글 쓰는 엄마로 지내다 보니 목표가 주는 싱그러운 기쁨이 있다. 큰아들에게 좋은 가사를 써주고 싶고 작은아들에겐 스토리를 안겨주고 싶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못할 것도 없기에 매일 조금씩 걸어가는 게 즐겁다. 





누워 있는 모습

장난 걸고 싶어

움쩍거리고 재잘거리는

너를 보고 싶어

너의 방문 넘어


조용히 들어가

차가운 손길로

따뜻한 등짝을 비비며

너의 반응을 기다려


어이없다며 귀찮다며

쳐다보는 눈빛에도

계속되는 손길

뒤척이며 뒤집어도

계속되는 손길


주고받던 고사리 손이 생각나

같이 놀고 싶어서 그래


잠깐 놀자

같이 놀자

나랑 놀자


손사래 치기 전까지

몸 털고 일어나기 전까지

잠깐만 귀찮게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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