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고무줄로 텡가아~드릴까요?"
사투리 이야기
조용한 월요일 오후
밥을 먹고 오니 보이는 아따씨(직원의 애칭)
주말은 잘 보내셨나요
여전히 차분한 말투
여전한 실루엣
목을 뺀 손님과의 응대
손님에게 거울지를 드리고
계산을 하러 카운터에 섰다
돌돌 말린 거울지와
손님을 번갈아 보며
"손님! 고무줄로 텡가아~드릴까요?"
("손님! 고무줄로 묶어드릴까요?")
아따~
내 귀를 의심했다
찰지고 구수한 사투리
훌륭한 리듬감에 랩 하는 줄 알았다
울그락 불그락하는 손님과 나의 얼굴
웃음을 참기가 힘들다
억누른 말투에 조심스런 손님의 한마디
"간만에 들어보는 말이군요."
동의하며 입꼬리를 올리며 말한다.
"알아들으셨군요. 저도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더 이상 대화가 힘들다
아까부터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여자손님과는 얼굴도 마주치지 못한다
서로 웃음을 참는 게 느껴진다
빵~터지지 않으려면 고이 보내드려야 한다
끝까지 보지 못한 손님의 얼굴!
왠지 부끄럽다
가시는 뒷모습을 느끼고
아따씨를 향한 나의 말
"손님! 고무줄로 텡가아~드릴까요?"
더 이상 서 있을 수 없어
화장지 세 칸을 잡아들어
눈물을 훔쳐대며
울고 웃는다
배가 아파서
눈에도 땀이 나고
등에도 땀이 난다
그럼에도 평온하고 코믹한 아따씨
사투리의 진수를 보여주셨군요
덕분에 오늘 운동은 안 해도 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