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헌민주당은 위기다. 지지율이 유신회와 엎치락 뒤치락 하는 수준이며 기시다 정권의 지지율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본 사회가 우경화된 면도 있지만 이 꼴이 난 것은 순전히 입헌민주당의 잘못이다. 저번 중의원 선거는 어찌 보면 일본 야당에게 있어서 자민당의 코로나 대응 실책을 심판하고 정권을 가져올 절호의 기회였지만 공산당과 연대하고 고리타분한 중진만 잔뜩 공천해 대안을 제시 못해 망해버렸다,
일단 입헌민주당은 대여 강경파인 에다노 유키오가 물러가고 온건파인 이즈미 겐타가 주도권을 잡았긴 하다. 국민민주당과 연대하려는 계획은 공산당과의 관계 때문에 물 건너갔으며 그렇다고 공산당과도 제대로 연대하고 있지 않다. 한마디로 야권은 분열날대로 분열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입민당은 홀로 자민당에 맞서야 한다.
입민당의 구호는 "생활 속 안전보장"이다. 그만큼 경제 공약으로 승부 본다는 것이다.
요미우리 신문에 입민당의 공약이 잘 나와있다. 특히 기시다 정권의 물가 상승을 비판하며 금융 완화를 주장하고 소득세를 최고 세율로 올리는 등 경제 공약이 핵심이다. 아무래도 지금 상황으로선 경제 공약으로 돌파구를 노리는 게 최선일 것이다. 특히 입민당은 기시다 정권을 물가 올랐다고 불신임안을 제출하는 정치적 도박을 건지라 반드시 경제적으로 자민당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어필해야 한다.
의외인 건 사회보장적인 측면에서도 공약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과거 전신인 민주당 하토야마 정권의 기조를 이어받아 아동 수당을 고등학교 때까지로 연장하겠다고 밝혔으며 고령층에 대해서도 복지 강화로 간다. 일본 정치 특성상 젊은 층은 자민당이나 유신회를 많이 뽑지만 노년층은 입민당을 찍는 경향이 있으니 유효한 전략이다.
안보 공약으론 오키나와에 주일미군 기지 확충하는 것을 막겠다고 한다. 오키나와는 전통적으로 주일미군에 대한 반감이 심해 야권의 표밭이니 먹힐 거라 본다. 문제는 탄도미사일 억지력을 준수해 전수방위 이상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공약인데 지금 같이 세계가 냉전처럼 흘러가고 있는 시점에서 통할 지 의문이긴 하다. 헌법에 대해서는 '일단은' 호헌주의 입장이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입민당은 이미 망한 정당이라 본다. 자민당은 커녕 유신회도 못이기니 말이다. 그런 만큼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건 자민당을 제치는게 아니라 제2당 자리를 지켜 유신회의 득세를 막는 것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