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나는 늘 웃었다.
그리고 나는 웃음이 나의 무기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나를 밝고 쾌활한 사람이라 했다. 항상 학교생활을 잘했고, 누구와도 잘 어울렸다. 나도 그렇게 믿었다. 아니, 그렇게 믿어야만 했다.
나는 내가 웃지 않으면 사람들이 나를 싫어할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늘 웃었다. 힘들어도, 아파도, 마음이 무너져도.
그러나 그 웃음 뒤에는 아무도 몰랐던 내가 있었다.
나는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아무도 내가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 모습이 늘 밝았으니까. 그래서 나는 더욱 숨겼다. 우울, 불안이라는 감정은 나에게 사치처럼 느껴졌다. 내가 그런 감정을 내보이면, 사람들은 실망할 것 같았으니까.
나는 점점 감정에 무뎌졌다. 우울도, 불안도 익숙해졌다. 그냥 참고 견디는 것이 당연해졌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 힘들다. 일주일씩 밥을 못 먹거나, 갑자기 숨을 쉴 수 없을 때도 있다. 과호흡이 오면 손발이 저리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이게 진짜 나였다.
나는 이 글을 통해 처음으로 나를 숨기지 않으려 한다.
웃음 뒤에 가려졌던 진짜 나를, 지금부터라도 마주해보려고 한다.
익명으로라도, 이렇게 나를 세상에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