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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by 지수

사랑을 온전히 쏟아붓고, 그 사람의 웃음 하나에 하루가 가벼워지고

그 사람의 한숨 하나에 내 안이 무너지는 사람.


하지만 그 사랑이 끝났을 때,

나는 조금씩 부서졌다.


하루의 루틴이 끊기고, 말투를 닮아가던 상대가 사라지니

나는 나조차도 낯설어졌다.

익숙했던 모든 것들이 나를 찌르고,

그녀의 흔적은 매일 밤 조용히 무너뜨렸다.


결국 나는 그 불안정함을 감당하지 못하고

잠시 병원에 머물게 되었다.

낮과 밤이 흐릿하게 뒤섞인 공간에서,

그저 아무것도 아닌 하루를 버텨내는 일에 집중했다.


그래서, 글이 늦었다.

나를 조금 더 수습한 후에야,

비로소 이렇게 다시 펜을 들 수 있었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사랑 앞에서는 모든 걸 내어줄 만큼 진심이었고,

이별 앞에서는 너무도 쉽게 무너질 만큼 여렸던 사람.


그게 나였다.

그리고 아직, 나는 나를 다시 조립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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