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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진상 Mar 22. 2023

‘나는 신이다’는 힘센 가짜 신들을 진짜비판해야 했다

주변에 사이비 종교 때문에 가족이 붕괴된 경우를 보신 분들이 안 보신 분들보다 훨씬 많으실 겁니다. 어찌 보면 주식 투자 잘 못 해 패가망신한 경우보다 더 많을 수 있습니다. 어느 나라고 사이비 종교가 없는 나라가 없었고 인류 역사에도 사이비 종교가 기승을 부리지 않았던 시절이 없었지만 20세기 후반의 대한민국, 어쩌면 21세 초반의 대한민국은 사이비 종교의 천국이었습니다. 저는 80년대가 그 정점이었다고 생각해요. 저는 솔직히 북한의 김일성 역시 사이비 종교의 교주이며(아버지 김형직은 실제 장로로 김일성은 모태신앙의 충실한 교인이었죠.) 그를 신봉했던 남한의 주사파 학생들도 한 때 사이비 종교에 빠졌던 사람들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주사파와 반대 진영에 있는 통일교 역시 문선명 목사를 신으로 모시는 사이비 종교였고 이 둘에 맞선 국내 민족 종교 두 곳 증산교와 이곳의 2인자가 나와서 차린 대순신리회 역시 대표적인 사이비 종교들입니다. 

일단 사이비 종교는 네 가지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교주가 스스로 신이라고 선언하고 무조건적인 믿음과 복종을 강요하며 신도의 돈을 빼앗거나 경제력을 착취합니다. 그리고 가족을 해체하려고 합니다. 이 네 가지 조건에서 보면 위에 말한 모든 종교(북한 포함)는 사이비 종교에 해당하죠. 

한국 하면 문선명과 김일성의 사이비종교를 떠올리는 외국인들은 심지어 삼성전자의 직원들도 사이비 종교 신자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선언이 있었던 독일의 호텔로 삼성전자 임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순례를 하는 것을 북한의 김일성 무덤에 조문하는 북한인들과 빗대 삼전 역시 사이비 종교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좀 아니죠. 적어도 삼성전자는 얼마든 자의로 그만둘 수 있는 곳이기에 아무리 숭배적 문화를 갖고 있다고 해도 이를 사이비 종교와 동일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구인들 눈에는 모든 숭배가 잠재적인 사이비 종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MBC가 제작하고 넷플릭스가 방영한 ‘나는 신이다’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이비 종교 전체를 다루지는 않습니다. 1~3편은 색마 교주 JMS의 엽기적인 성행위에 초점을 맞춰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포르노를 보는 불쾌한 느낌을 주었고요, 4회는 오대양 5회~6회는 아가 동산, 7~8회는 사상 처음으로 공중파 방송국을 습격해 방송을 차단했던 만민중앙교회와 MBC의 17년 전쟁을 그렸습니다. 오대양을 제외하면 모든 다큐의 비판의 핵심은 교주의 엽기적인 성 착취였습니다. 이 장도면 제작진이 사이비 종교인지 아닌지에 대한 기준을 강제된 섹스라는 것 하나만으로 정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죠. 물론 만민 중앙교회 8편에서 이들이 어떤 식으로 사이비 종교를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어 자본처럼 굴리는지 보여주지만 카메라는 대세로 돈보다는 여성의 몸을 더 많이 비춥니다.  

그래서 재미에 비해 아쉬룸이 많이 느껴진 방송이었는데요, 저는 나는 신이다가 속편을 제작한다면 이단에서 이제는 일상의 종교 수준으로 스스로를 격상시킨 사이비 종교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 보며 반드시 자살률 그리고 출산율과 사이비 종교와 연결시키는 분석을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세 가지 변수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유달리 사이비 종교가 판을 치는 이유를 거칠게 요악하면 단 하나입니다. 삶이 고통스럽기 때문입니다. 자살도 마찬가지죠. 삶이 너무나 고통스럽기 때문입니다. 낮은 출산율도 매한가지입니다. 지옥에서 자녀를 살게 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죠. 차라리 결혼도 안 하고 자식도 안 낳는 겁니다. 이런 나라에서 정권이 바뀌었다고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며 자화자찬을 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더욱 화가 낫겠죠. 세상에 이 높은 자살률과 낮은 출산율에 신천지 등 새로운 사이비 종교는 늘 등장하고 학교로 진출해 교육 사업을 하는 사이비 종교들이 여전히 판을 치는 나라에서 선진국 국민으로 긍지를 느끼면서 살 수 있겠습니까? 

저는 정말 MBC가 사이비 종교와 싸우려면 통일교 증산교 대순진리회 등 교육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과거의 이미지를 희석하려는 종교 집단의 역사와 그들이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 시스템에 대해서 비판의 메스를 들이대야 합니다. 물론 사이비 종교는 아니지만 점점 더 사이비 종교화되어 가고 있는 순복음교회 등의 대형 교회 역시 제대로 비판해야 합니다. 

지나친 경쟁과 사회안전망의 부재, 가족 외에는 아무도 믿을 수 없는 불신의 문화 이 세 악습은 솔직히 정권이 바뀌든 시간이 지나든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쉽게 바뀌지 못할 겁니다. 그럴수록 자살률은 여전히 높을 것이며 출산율은 여전히 바닥, 이를 노리고 두려움과 숭배를 적절히 활용해 대한민국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들의 영과 육을 모두 빼먹으려는 악마 사이비 종교의 기승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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