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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경매형 인간인가? 주식형 인간인가?

by 신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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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와 주식 투자의 가장 큰 차이는 동일한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경매의 유무라는 생각이 들어요. 주가와 달리 부동산은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는 경매라는 제도가 있죠. 경매는 부동산의 스탁 옵션인 셈이죠, 경매는 부동산 투자의 꽃입니다. 부동산 투자는 책으로 공부하는 독학이 어려운데 그 이유는 경매 때문이기도 하죠. 경매는 6개월 코스에 300만 원 이상을 투자하며 공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권리 분석과 명도 등의 법적 이슈부터 시작해 시세 조사 및 현장 조사까지 함께 하며 경매는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의 관계가 대입 기숙 학원 이상으로 끈끈합니다. 공자님이 논어에서 말씀하신 공부의 절반은 배움이고 나머지 절반은 가르침이 현대적으로 재현되고 있는 곳이 바로 경매학원입니다. 나이가 아무리 어려도 수강생들은 강사를 스승으로 대하죠. 국내 부동산 유튜버 1위 부읽남(본명 정태익)은 어린 나이에도 많은 이들로부터 스승으로 대접받고 있는 스타 강사인데요, 그의 첫 번째 책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운명을 바꾸는 부동산 투자 수업’은 기초 편과 실전 편으로 나뉘어 1부에서는 부동산 투자의 마인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2부는 실전 편으로 기술을 다룹니다. 부동산과 주식의 공통점은 기술을 배우기 이전에 마인드부터 익혀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주식 투자와 부동산 투자는 요구하는 인재상이 많이 다릅니다. 저는 가장 큰 차이가 사람을 반드시 상대해야 하는 부동산과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오직 숫자에게서만 스트레스를 받는 주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읽남은 경매에 맞는 인간이 따로 있다며 자신이 우선 경매에 맞는 인간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다음과 같은 질문에서 6개 이상 체크할 수 있으면 그는 경매형 인간입니다.

1) 초면인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에 두려움이 없다.

2) 거절당하고 면박당하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

3) 빌라. 오피스텔, 반지하 등을 매매하기를 꺼리지 않는다.

4) 평소에도 남과 다른 길을 가려고 노력한다.

5) 평소에 주변에서 독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6) 10번 중 1번 낙찰이 된다고 하더라도 도전할 수 있다.

7) 소송, 다툼, 분쟁 같은 것들이 두렵지 않다.

8) 한 가지를 파고들며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9) 매주 토요일 하루를 온전히 투자에 할애할 수 있다.

10) 평일에 본인이 휴가를 쉽게 낼 수 있거나, 입찰을 부탁할 지인이 있다.

저는 6개가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 10개 중에 5번과 7번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매는 이 두 가지에 해당사항이 없으면 조금 어려운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독하지도 않은 편이고 소송 이런 것과는 정말 친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인지라 일찌감치 경매보다는 주식이라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정말 독하지 않으면 경매로 돈 벌기 대단히 어려운 것 같습니다. 경매로 돈 번 사람은 정말 독한 사람들입니다. 경매에 나온 물건은 필연적으로 점유자와 갈등을 피할 수 없고 어떤 점유자들은 인간 이하의 행동을 서슴지 않기에 정말 큰 스트레스를 받기 딱이죠. 이야기 들어보면 경매로 낙찰받은 집에 갔더니 사방천지가 똥이었다는 글도 있더라고요. 이것을 다 치우고 수리까지 해서 매물로 내놓을 자신이 없습니다. 저 같은 사람은 주가 떨어질 때 받는 스트레스는 견딜 수 있지만 사람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는 견디기 어려운 스타일인지라 경매만큼은 정말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저는 모든 공부는 그것이 돈 벌기 위해서 하는 공부라고 해도 즐겁지 않으면 공부가 아니라는 철학을 갖고 있어서요. 부동산 특히 경매 공부는 사람과 부대끼는 고통이 필연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어서 하기가 망설여지더라고요. 물론 주식을 하는 건 즐겁지 않을지 몰라도 주식 때문에 거시 경제 공부하고 기업과 업종 공부하는 건 꽤나 즐겁다는 생각을 합니다. 경매나 주식이나 결과는 돈으로 똑같지만 과정이 많이 다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성격과 마인드에 따라 과정은 분명히 결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경매냐 주식이냐의 결정은 일언이폐지하면 기대 수익률보다 자신의 성격에 맞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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