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부동산은 천년만년 오르기만 할까?

by 신진상
나는 대출없이 0원으로 호셩 아파트를 산다.jpg

오늘은 정말 모처럼만에 시원하게 반등했지만 요즘 주식 시장에서 벌어지는 아비규환은 재테크 책의 베스트셀러 순위 판도를 바꿨습니다. 재테크뿐 아니라 전체 도서 상위권을 쥐락펴락하던 주식 책은 사라지고 대신 부동산 책이 예전처럼 아주 잘 나갑니다. ‘나는 대출 없이 0원으로 소형 아파트를 산다’도 한 때 종합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들 정도로 잘 나가고 있는 부동산책인데요, 이 책의 저자 잭파시(최경천)은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도 저처럼 다주택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번 정부라면 물론 이런 주제로 책을 쓰지 못하게 막지는 않았겠지만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걸 좋아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주중에는 수시로 네이버 부동산 실거래가를 보고 주말에는 임장을 다니면서 주로 지방의 소형 아파트를 싸게 구입해, 세제 상의 혜택을 유지하면서 집 보유를 늘려 총 55채 자산 110억 원을 이뤘습니다. 10년 동안 그가 투자한 비용은 1억 원입니다. 믿기지가 않죠. 그 이유는 손품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는 휴대폰으로 전국을 누비면서 잔세가가 매매가보다 높은 그런 지방의 소형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구입했습니다. 전세금으로 집값 주고 취득세 등 세금을 지불하고도 남는 액수죠. 역전세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해당 지역의 장기 발전 가능성(특히 두 가지 교통과 초중고 학교 여부)을 따져 일시적으로 전세금이 매매가보다 높은 지역 아파트만 집중 구입한 결과입니다.

저자는 부동산이 부의 사다리를 올라타는 데 더 확실한 수단이라고 믿습니다. 독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저처럼 1억을 투자해서 110 억 원으로 늘릴 확률이 부동산은 최소 1%는 되지만 아마 주식은 0.01%도 안 될 겁니다.” 지난 정부에서 워낙 욕을 보여서 그렇지 흙수저가 금수저 되는 유일한 길은 주식이나 비트코인이 아닌 부동산에 있다는 게 잭파시의 주장입니다.

주식파인 저지만 잭파시의 주장에 전체적으로 동의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과연 부동산은 주식과 비트코인이 이렇게 죽을 쑤는데 여전히 잘 나갈 수 있을지 그 부분에 대한 확신은 대단히 적습니다. 저자는 부동산 가격도 주식만큼은 아니지만 변동성이 있어서 사이클을 잘 파악해 저점일 때 들어가고 고점 때 빠져나오면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데요, 물론 주식보다 완만하게 사이클이 정점과 저점을 오고 가는 건 사실이지만 부동산이라고 해서 미국이 2008년 겪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 때와 같은 블랙 스완을 만나지 말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주식이 안 좋으면 결국 부동산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가와 금리가 올라가면 주담대 7%를 지고 매달 수백 만원씩 이자를 내고 집을 사기가 대단히 어려워집니다. 결국 시간의 문제지, 공포의 약세장은 언제든 부동산 시장을 엄습할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저는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지만 부동산 가격이 폭락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여전히 금융 자산보다 부동산이 국내 가구 소득에 미치는 영향이 압도적으로 큰 점을 고려하면 부동산 시장의 붕괴는 주식 시장 붕괴보다 더 큰 지옥도를 현실에서 연출할 수 있으니까요. 정부가 21일 발표한 전월세 보완 대책과 분양가 상한제 개편안을 보면 정부가 주식시장과 달리 부동산 시장이 폭락은 물론 침체도 막겠다는 의지가 보이지만 지금 서울 및 수도권의 집값은 비싸도 너무 비쌉니다. 결국은 조정을 받을 때가 올 겁니다.

책파시의 장점은 원론적인 부동산 공부법을 배우고 마인드 다지기에서는 아주 좋은 책이라는 사실이죠. 부동산으로 승부를 보려는 사람들이 부동산도 주식처럼 사이클을 보고 들어가야 한다는 점, 개미들이 호가창을 보듯이 수시로 부동산지인 네이버 부동산 호갱노노, 아실이라는 앱, 손품이라는 부동산 플랫폼 등을 검색하고 블로그와 카페를 통해 지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점은 구구절절 옳습니다. 특히 KB부동산을 통해 빅 데이터를 읽으라는 주문은 아주 유익했습니다. 과연 잭파시가 공부 없이 운만으로 자산 100억 원을 이루었을까요? 부동산이나 주식이나 공부는 절대 배신하지 않다는 말은 영원한 진리인 것 같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그루 주가 아닌 붉을 주 되어버린 주식, 공매도 금지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