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영적 멘토 웨인 다이어가 살면서 꼭 버려야 할 것이 중독이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약물, 알코올, 담배로 대표되는 세 가지 중독으로 1년 1000만 명 이상이 사망합니다. 약물 중독에 의한 사망은 교통사고를 제치고 50대 이전 사망 원인 1위입니다. 중독 중에서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단 하나 활자 중독입니다. 약물 알코올 담배는 말할 것도 없고 인간 중독 역시 삶을 행복하게 이끌기보다는 삶을 망치는 너무나도 무서운 질병입니다.
벅넬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인 주디스 그리셀의 신작 ‘중독에 빠진 뇌과학자’는 본인 자신이 13세부터 약물중독자였던 경험을 바탕으로 약물중독의 위험성과 원리 그리고 해결책을 제시한 멋진 뇌과학 책입니다. 그리셀 박사는 중독을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약물 중독을 끊지 못해 세 번이나 직장을 옮긴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잘린 거죠. 미국처럼 국가적 차원에서 전 국민의 절제력이 약하고 쉽게 향정신성 약품을 구입할 수 있는 나라에서 지식인이라고 약물 중독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운 게 아닙니다. 저자는 중독을 사회에 만연한 대재앙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중독을 인위적으로 뇌 기능에 변화를 주어 쾌감을 느끼려 하는 자비 없는 충동이라고 묘사합니다. 백 번 옳은 이야기죠. 그러나 문제는 모든 중독은 시작은 쉽지만 끝내기가 너무나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책에도 드러난 수면제를 예로 들어볼까요. 히스 레저, 마이클 잭슨, 주디 갈란드, 위트니 휴스턴, 프린스, 지미 헨드릭스, 짐 모리슨, 재니스 조플린, 필립 세이모어 호프먼 등 수면제를 포함한 다량의 약물을 치사량 이상으로 먹어 전혀 원하지 않는 비자발적 자살을 한 연예인들은 나무나 많습니다. 그중에 메릴린 먼로 역시 수면제 없이는 단 한 시간도 잠들지 못할 정도로 중독되었는데요, 수면제로도 잠을 이룰 수 없어 죽기 직전에 먹은 안락사 유도제 넴뷰탈은 무려 50 정이었습니다. 넴뷰탈에 포함된 비르리트루산염 과다 중독이었죠. 기타 천재 지미 헨드릭스도 이 약에 메스파 락스라는 약물을 치사량 이상으로 여러 차례 섞어 먹은 끝에 결국 자기가 토한 토사물에 기도가 막혀 죽었습니다. 주디 갈란드는 ‘오즈의 마법사’를 찍을 때부터 수면제를 복용해 단 하루도 수면제 없이 잠을 잘 수가 없었고 수면제 용량을 늘리다 결국 49세에 죽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줄피뎀의 중독으로 자살한 아이돌 스타가 있을 정도로 연예인들의 약물 중독과 사망은 너무나 흔한 뉴스가 되어버렸죠.
니코틴을 포함한 모든 약물은 내성과 의존성 강한 금단 현상을 갖고 있습니다. 전에는 한 알로 한 시간의 효과를 얻었다면 그다음에는 두 알 그다음에는 세 알 이런 식으로 차츰차츰 용량을 키워가게 됩니다. 어떤 약물도 인간의 정신을 영원히 만족시켜 줄 방법이 없습니다. 가장 중독성이 강한 헤로인보다 몇 천 배나 강력한 펜타닐도 학습된 뇌를 만족시켜 줄 수 없다는 게 지은이의 결론입니다.
미국은 연예인부터 변호사 교수 같은 전문인까지 약에 절어 사는 사람들이 비일비재할 정도로 약쟁이 천국입니다. 약에서 자유로운 직업은 제가 볼 때 종교인 외에는 없죠. 그 이유는 미국 문화 때문입니다. 미국 문화는 철저하게 당근 위주의 전략을 폅니다. 너무 쉽게 당근에 넘어가고 채찍은 누구나 피하려고 합니다. 저자는 국가적 대재앙인 약물로부터 벗어나려면 어린 시절부터 자제력에 대한 훈련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아이들은 자제력을 단독적으로 배우기가 너무 힘들기에 자율성과 자제력을 함께 가르쳐 낮은 단계부터 차츰차츰 올려가는 방법으로 아이들 정신 교육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린 시절 대마를 피던 사람이 나중에 커서는 아편이나 헤로인 중독이 되는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되는 나라가 미국이기에 비만 문제처럼 미국은 적극적으로 약물 남용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뇌과학자인 그녀의 견해죠.
그런데 이런 궁금증이 듭니다. 이렇게 똑똑하고 자아존중감이 강한 여박사가 어찌해서 이른 나이에 약물 중독이 되었던 걸까요? 각성제로 처음에는 시작했던 듯합니다. 공부할 때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거죠. 그러나 각성제는 수면 방해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죠. 그러면 수면에 도움이 되는 진정제로 위기를 극복하려고 합니다. 수면제는 강제로 잠을 재우는 약일뿐 불면증이나 불안장애를 치료하는 약이 아닌데도 먹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끊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녀에 따르면 해결책은 문제를 직시하는 것뿐이었습니다. 그 순간 그는 그 상황까지 자신을 망치도록 몰고 온 자신의 무절제함에 대한 강한 수치심을 느꼈다고 합니다. 본인의 의지로 어느 순간부터 끊기 시작한 거죠. 본인에게 물었답니다. 어떻게 이런 어린 나이에 내가 이토록 잔인한 최후통첩을 받아들여야만 하는가? 약물중독은 다른 약물이나 의사와의 상담으로 고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반드시 인지 행동 치료로만 극복이 가능합니다. 그녀는 결국 행동을 바꿉니다.
저자에 따르면 중독을 결정하는 것은 가장 큰 요소는 유전적 요인, 주변에서 얼마나 쉽게 약물을 접할 수 있는지 환경, 그리고 성장기에 약물에 접촉했는지 여부가 되겠지요. 일란성쌍생아가 따로 떨어져 살 때 한쪽이 중독에 빠졌을 때 다른 쌍둥이가 중독에 빠질 확률은 50%나 뇝니다. 절반은 유전자 절반은 환경인 셈이죠. 또 한 가지 궁금점 유전이나 환경 말고 성격은 중독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사실 성격은 유전적인 측면이 크기 때문에 유전자로 볼 여지도 있지만 저자는 따로 봅니다. 저 자신도 돌아보면 저의 성격은 어머니와 아버지와 다른 뭔가가 분명 있거든요. 중독이 쉬운 성격은 반사회적 행동과도 밀접히 관련이 있답니다, 시회성을 키우고 주변인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내는 게 중독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길이죠. 보상에 과도한 민감성, 즉 도파민에 과도한 민감성을 보이는 청소년들은 성격적으로 중독되기 쉬우니 각별한 조심이 필요합니다. 결국 나쁜 습관 들이지 않는 게 중독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지키는 일입니다.
결국 중독되기 쉬운 사람들은 자신이 절제할 줄 모르니 사회가 나서서 중독을 끊어주는 방법이 유효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중 번연계에 손상을 주는 뇌수술로 중독을 끊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독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책이 있을까요? 저자는 누구와 함께 할 것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를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약물이 선택한다는 데서 오는 절망감을 몸소 체험한 사람으로서 이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압니다. 결국은 타인과의 연결이 해답이라는 겁니다. 주변에 약물 중독으로 절망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사회가 약물 중독을 막을 수 있는 사회인 거죠. 약물 중독의 원인이 개인의 뇌와 습관에만 있는 게 아니라 사회적인 것만큼 해법 역시 사회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제 생각에 중독을 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중독이라고 느낀 사람이 진정으로 자신이 자유(약물로부터)를 찾을 수 있도록 힘을 내고 주변에서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는 방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실 이는 저자의 말입니다. 죽음 대신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바로 해결책인 거죠. 자유는 이처럼 위대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