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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동안 100배 오른 강남아파트 이게 말이 되는가

by 신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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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 커쇼라는 닉 네임으로 유명한 부동산 투자자의 책이 인기입니다. ‘월급쟁이 건물주 클레이튼 커쇼의 파이프라인 수업’이라는 책이죠. 클레이튼 커쇼라는 닉네임은 야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모를 분들이 없으시겠죠. LA 다저스의 최고 왼손 투수로 지금은 예전 같은 강속구를 던지지는 못하지만 기가 막힌 커브와 예리한 슬라이더는 여전합니다. 부동산 투자자 커쇼는 강남 아파트 1채 경기 신도시 아파트 1채로 주택 보유를 줄였습니다. 종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서죠. 대신 상가에 투자해 이른바 암소 소득을 올립니다. 매달 꾸준히 들어오는 임대료 수입입니다. 매달 500만 원씩 만들어 놓고 40대 중반에 은퇴를 했습니다. 암소 투자의 바대는 수소 투자입니다. 수소 투자는 시세 치익을 노리고 부동산을 사는 경우를 말합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워나 지독하게 규제해 커쇼는 이를 피하기 위해 수소 투자자에서 암소 투자자로 전업했습니다.

그는 80년대 초반 운 좋게 강남의 신사역 부근의 아파트에서 살았습니다. 아버지는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죽고 어머니가 남매를 키웠는데 선견지명이 있었던 거죠. 당시 2000만 원 대였다고 합니다. 책에 80년의 아파트 시세표가 실려 있습니다. 2020년까지는 무지개 아파트였던 현 서초그랑자이 아파트는 30평대가 4천만 원이었습니다. 지금은 40억 원이니 100배가 뛴 겁니다. 그때보다 물가가 100배가 뛰었을까요? 아닐 겁니다. 제 생각에는 10배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데 강남 아파트만 이렇게 뛴 겁니다. 반포 주공 1차 30평대는 5000만 원이었는데 올 5월 65억 원에 팔렸습니다. 130배 뛴 거죠. 그때는 현대 아파트 50평대가 1억 원 정도였는데 그 당시 강북의 아파트보다는 비쌌지만 지금처럼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그 정도 평수면 강북의 빌라나 아파트 가격도 몇 천만 원은 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강남과 강북은 두 배 정도의 격차가 지금은 5배 이상으로 벌어진 것 같습니다. 대치동의 랜드 마크 은마아파트는 어떨까요? 30년 사이 100배 올랐습니다. 33평 분양가가 2339만 원 88년 7500만 원 2001년 3억 1천만 원 2019년 말 23억 5천만 원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26억 원 대에 거래됩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가 기자 시절 제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강남에서는 똥도 팔지 마라. 그게 20년 전인데 지금은 이 말이 어떻게 변했을까요? 아니면 여전히 진리일까요? 누구나 강남을 욕하지만 강남에 살고 싶은 욕망 때문에 강남의 아파트 가격은 비트코인에게 지옥이 도래해도 코스피와 나스닥에 동시에 최악의 폭락장을 만나도 끄떡하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떨어진 급매물이 나온다는 뉴스도 들려오지만 제가 볼 때는 강남 그리고 강력하게 어쩌면 강남을 넘어서고 있는 서초와의 전쟁이 더욱 두 지역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릴 수도 있겠습니다. 어찌 보면 올림푸스 신들의 대결이라고 봐야죠. 그리스 로마 신화는 보는 사람들에게 신들도 인간처럼 시기하고 질투하고 욕망하는구나를 깨우쳐주었다면 절대 꺾일 줄 모르는 강남 아파트의 가격은 보는 국민들에게 무엇을 전해 줄까요? 강남을 사는 사람들은 역시 다르구나 정도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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