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태어날 땐 하얀색이었을지도 몰라요.
투명하고, 티끌 하나 없이 맑고 깨끗한,
그 자체로 완벽했던 색.
하지만 살아가면서
열정, 행복, 사랑,
그리고 고난, 상처, 역경 같은
수많은 감정과 순간들을 마주하죠.
그때마다 우리 안에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다양한 색들이 스며들어요.
그리고 그렇게
섞이고, 또 섞여가다 보면
결국 우리도 모르게
조금씩, 점점 더 짙은 색이 되어가요.
어느새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진해진 검은색으로.
한 번 검게 물들면
아무리 다른 색을 더해도
쉽게 변하지 않아요.
다시 하얘질 수 없고,
다른 색도 제대로 피어나지 않죠.
하지만,
나는 이 검은색이
결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색.
흔들리지 않는 ‘나’라는 존재를
온전히 담아낸 진짜 색.
검정은 고급스럽고,
단단하고,
섞이지 않은 특별함이 있어요.
살다 보면
나를 다른 색으로 덧칠하려는 사람도 있고,
현혹되는 말로 흔들리게 만들기도 해요.
하지만 나는 이제 알아요.
이미 많은 상처와 경험을 통해
스스로 단단해진 나는,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들로부터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법을 배우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용기,
괜찮은 척하지 않는 솔직함,
그리고
나의 시간을 지키는 선택을 할 줄 알아요.
불필요한 감정 소비는
이제 내겐 사치니까요.
낭비하지 않은 그 에너지가
지금 이 글처럼
다른 무언가로 피어나요.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 안의 블랙을 사랑해요.
더 진하고, 더 깊고, 더 나다워지는 색.
아무도 물들일 수 없는 나만의 컬러.
결국,
경험이 많았던 것도,
상처가 깊었던 것도
모두 다
‘나만의 색’을 만들어가기 위한 과정이었으니까요.
이제는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 진한 색으로
당당히, 나답게 살아가면 돼요.
세상은 결국,
나만의 컬러가 나만의 기술이 되는 곳이니까.
꾸준함이 나를 성장시킨다.
-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