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기대는 수많은 실망을 만들어낸다.
수많은 감동은 수많은 절망을 만들고,
수많은 기쁨은 결국 수많은 슬픔으로 돌아오듯.
블랙과 화이트가 잘 어우러지는 이유는,
서로가 극과 극이기 때문이다.
잘 어울리지만, 완벽히 맞지 않기에.
맞지 않지만, 묘하게 잘 어울리기에.
극과 극은 서로를 반대하지만,
그 어우러짐의 힘은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강하다.
그래서 사람에게서 기대하는 일을 멈춘다.
애초의 기대는, 결국 이어지는 실망을 만들 뿐.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다.
실망이 쌓이면 희망의 불빛은 점점 흐려지고,
꺼져가는 불씨는 더 이상 스스로를 지킬 수 없다.
희망은 자꾸만 다시 불씨를 만들려 하지만,
기대가 클수록 그 불씨를 꺼뜨리는 바람만 만들어낸다.
차가운 불씨는 결국 스스로 사그라진다.
어쩌면, ‘기대’란 처음부터 의미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건 타인에게서 바라는 것이 아니라,
혼자만의 상상에서 비롯된 몽상일 뿐.
이미 벌어진 일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되묻고, 의미를 붙이고, 이유를 찾는다 한들—
그 모든 시작은 결국 ‘기대’였으니까.
무언가 바뀌길 바란 건 희망이었고,
그럴 거라는 확신은 단지 상상이었다.
착각은 커다란 상상을 만들고,
상상은 거대한 몽상을 키운다.
그래서 이제는 기대하지 않는다.
덤덤하게 현실을 마주하며,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한다.
타인에게서 바라는 마음 대신,
이제는 나 자신에게 기대한다.
그것만이 진짜 나를 지켜주는 일이다.
바라는 마음은,
결국 나에게만 필요한 것이니까.
꾸준함이 나를 성장시킨다.
-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