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면 보이는데, 왜 자꾸 채우려 할까?

by 글림

왜 인정을 받으려 할까,
왜 늘 무언가를 증명하려 할까,
왜 항상 바쁘게 살고 있을까.


가끔은 이런 질문들을
조용히 나에게 던져본다.

‘왜?’라는 말은
끝이 없는 쳇바퀴처럼

생각을 낳고,
고민을 만들고,
다시 또 생각하게 한다.


흐음.


그저 잘하고 싶었고,

성공하고 싶었고,
돈을 많이 벌고 싶었고,
뭐든지 다 해보고 싶었던 걸까.


결국은
행복을 느끼고 싶었던 거겠지.


valentin-lacoste-jNSJE8dMro0-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Valentin Lacoste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행복은 붙잡으려 할수록 멀어지고,
내려놓을 때
아주 조용히 올라온다.


돈이 아주 많아서도 아니고,
사람이 곁에 가득해서도 아니고,
물건이 넘쳐서도,
먹을 게 산더미처럼 있어서도 아닌,


그냥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가득 찬 상자에서는 볼 수 없는
비워진 것만이 가진 아름다움.


텅 빈 상자 속을
가만히 들여다볼 수 있는 조용함,
작고 소소한 아늑함.

거창하지 않은 단출함,

많음보다는
정말 필요한 한두 개만 품는 가벼움.


머리로는
이미 다 알고 있다.


그런데도
행동으로 옮기는 건 늘 어렵다.


미니멀을 외치다가도
돌아서면 또 소비하고,
후회하고,
다시 절제하고.


이런 나를
완전히 막아내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하나가 들어오면
하나를 내보낸다.


그걸
‘순환’이라고 이름 을 붙혀본다.


감정도,
소비도,
체중도,
돈도.


모든 것은
내가 만든 욕심과 욕망을
스스로 조절해야 한다.


너무 많아서도 안 되고,
너무 적어서도 안 되는
그 어딘가의 가운데.

과하면 덜어내고,
부족하면 채우고,

때로는
과감하게 비우는 용기까지.


다 필요해 보이고,
다 쓸모 있을 것 같아서
미련을 품은 채 살아가지만,


사실은
아주 단순해도 된다.


그냥 숨 쉬고,
잘 먹고,
잘 자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 평범한 순간을
행복이라고 느끼면 된다.


아직도 많이

더욱 내려놓는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


-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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