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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창업하면 정말 거지 될까? 창업 현실과 생존

현직까페 주인 100명이 말하는 까페 커피숍 무조건 망하니까 절대하지마라

by 무아노


친구를 만나 스타벅스에 갔다. 수많은 카페 중 그곳을 고른 이유는 단순했다. 지하철역 바로 앞이라는 점과 맛있는 버터 냄새가 나지 않아서였다. 다이어트 중인 친구를 나름 배려했다.


이런저런 많은 얘기를 나누던 중 친구가 집 앞 카페에서 있던 일을 알려줬다. 음료를 마시며 끄적끄적 메모를 적어 사장님께 건넨 후 나왔다. 음료와 빵, 다 맛있으니 힘내시라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맛있었냐는 내 말에 친구는 사장님의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서 그랬다고 했다.


친구의 걱정이 이해됐다. 집과 회사 근처 어디든 가리지 않고 사라지는 카페가 많았으니까. 사실 한국은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나라고 거기서 카페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유독 생기고 사라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창업에 관심 없는 나조차 카페 창업에 대한 경고를 많이 접할 정도니, 소규모 카페들이 얼마나 자주 문을 닫는지 짐작이 된다.

반면, 대형 베이커리 카페들은 상황이 다르다. 부자들의 절세 수단으로 활용되며 카페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현실은 엇갈린다.

이런 불균형 속에서도 카페 창업 준비생은 많고 관련 서적도 꾸준히 출간된다. 그중 "하지 말라"는 경고에 초점을 둔『현직까페 주인 100명이 말하는 까페 커피숍 무조건 망하니까 절대 하지 마라』를 읽어 보기로 했다.


책의 처음부터 열네 번째 장까지 온통 망하는 이유로 가득하다. 카페 시장의 포화, 막연한 수요예측과 기대감으로 시작, 전 사장의 달콤한 말에 속고, 입지가 안 좋고, 직원관리의 어려움 등등. 그중에서도 저자가 자주 들었다는 한 마디가 특히 공감됐다. "나도 커피 많이 사 먹는데 남들도 안 그러겠어요?"

이건 막연한 수요예측과 기대감에 관련된 말이다. 예를 들어, 점심시간에 북적이는 카페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들기 쉽다. '사람들 커피 정말 좋아한다.'라든가, '매출액을 3,000원으로 잡고 50명 이상 왔다고 하면, 와, 1시간 매출이 얼마야.' 하는. 하지만 잠깐 들렀을 뿐인 손님은 임대료와 인건비, 재료비를 제하고 실제로 얼마나 남는지 모른다. 막연하게 카페가 잘 된다고 여긴 소비자들이 다시 공급자가 된다.


그렇다고 저자가 어차피 망하니까 하지 마라 하는 건 아니다. 실제로 이 책은 준비생을 위한 교보재다. 커피 외에 새로운 것을 합치고 킬러 콘텐츠를 가지라고 제안한다. 설빙, 보드카페, 북카페 등이 그런 융합 사례다. 하지만 이것도 홍보가 중요하고 유행이 짧게 끝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그리고 창업 전에 시장조사, 남의 카페에서 직원으로 일해 보기, 사업계획서 쓰기, 디자인 감각 키우기, 심리학적으로 접근하기를 해보라 권한다. 너무 기본적인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정작 이런 준비조차 하지 않고 시작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강조하는 것이다. 프랜차이즈의 다양한 메뉴에 맡기면 되겠지, 직원 교육 잘 시키면 되겠지 하면서 쉽게 생각하지 말라는 것.


사실 사람들이 하지 말라는 건 많다. 음주, 도박, 담배처럼 나쁜 걸 빼더라도 주식, 코인투자 또 귀농, 귀촌이나 AI로 대체될 직업들 등등을 꺼내놓으며 안 좋은 점을 말한다. 그러면 누군가는 준비 잘하면 될 걸 안 할 이유가 있나 하며 반박할 것이다.

주변의 ‘하지 말라’는 말에 너무 흔들리지 않는 게 마음 편하다. 진짜 하고 싶은 이유를 스스로 점검해 보고 어떻게 잘할 수 있을지를 준비하는 것이 훨씬 이득일 수 있다. 물론 망한다는 미래도 아예 빼면 안 된다. 대부분 어느 분야에서 잘 나가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기에, 저자 역시 과한 투자를 하지 말라고 한다.


주변에서 말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겠지만, 충분한 준비와 냉정한 점검, 그리고 현실적인 판단이 있다면 '하지 말라'는 말은 오히려 나아갈 이유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은 친구가 카페 사장님께 건넨 작은 응원처럼, 때로는 누군가의 도전을 따뜻하게 지켜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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