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 예찬

세상의 모든 여자는 아름답다

by 강쌍용


호박꽃 예찬



대개 사람들은 성에 차지 않는 여자를 빗대서 호박꽃 같다고 말한다. 물론 합당하지 않은 표현이다. 단지 외모만 가지고 평가하는 단순한 편견에 불과하다. 무엇 때문에 호박꽃에 비유해서 그렇게 표현하는지 알 도리가 없다. 사실 노란 호박꽃이 얼마나 예쁜가. 아침이면 싱그럽게 꽃잎이 활짝 피고 저녁이 되면 수줍게 꽃잎을 닫는 고혹적인 모습은 다른 꽃과 견주어 절대 뒤지지 않는다. 넝쿨이 뻗어나가면서 이른 여름부터 피우는 호박꽃은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오랫동안 피는 것이 특징이다. 사랑의 용기, 포용 또는 관대함이란 꽃말을 가진 호박꽃을 더 이상 폄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른 작물처럼 밭을 일구고 골을 내는 수고를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 밭의 가장자리나 비탈진 언덕, 돌담 아래 빈 땅, 어느 곳이라도 좋다. 어디든지 심어 놓으면 스스로 알아서 자란다. 뻗은 넝쿨에 꽃이 피었다가 지면 호박이 열린다. 그렇게 달린 덩실한 호박은 보는 것만으로도 압권이다. 큰 일손을 들이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고마운가. 노란 호박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라. 결코 꿀림이 없는 고고한 자태에 홀딱 반할 것이다. 경솔하게 말하지 마라. 누가 호박꽃을 못생긴 여자에 함부로 비유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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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잘생기고 못생긴 여자의 기준은 실재하지 않는다. 제각기 저마다의 아름다움이 있을 것이니 구별 자체가 참 부질없다. 미의 기준은 지극히 개인적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정하기가 어렵다. 아무리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각각의 주관적 시각을 일일이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미인의 정도를 진이니 선이니 미로 결정하는 대회도 사실 알고 보면 그들만의 리그에 불과하다. 상업화된 미인의 계량에 불과한 것이다. 어떻게 여자들의 아름다움을 자의적이고 일률적인 점수로 평가할 수 있다는 말인가? 애초부터 가능하지 않은 이야기다. 인종과 지역에 따른 문화의 차이만 보더라도 이를 극복할 수 없는 한계는 분명하다. 그러므로 세상에는 아름다운 여자만 있지, 잘나고 못생긴 여자란 없는 것이다. 다들 자기만의 개성과 멋을 지니며 나름의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박꽃도 마찬가지다. 이른 아침, 이슬 머금은 노란 호박꽃을 다시 한번 자세히 들여다보라. 어떤 꽃도 범접할 수 없는 아름다운 기품이 있다. 세상 모든 것이 하느님의 피조물인데 아름답지 않은 것이 어디 있는가! 하물며 꽃 중의 꽃이거늘 호박꽃을 그렇게 우습게 본단 말인가!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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