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을 일주일도 채우지 못하고 뛰쳐나온 다음, 나는 똥 마려운 강아지가 되어, 학생처의 알바 구인란 앞을 맴돌았다. 하지만 괜찮은 '알바 옹달샘'은 목마른 새벽 토끼들이 이미 다 퍼먹어 바닥이 나 있었고, 나는 일용직 알바러가 되었다.
@ 전단지 알바.
일용직 노동자들은 일찍 일어난다. 일찍 일어나는 새보다 더 일찍 일어난다. 여명의 기운이 싹도 틔우지 못한 파란 밤에 일어난다. 그래야 먹고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나도 일찍 일어났다. 대부분의 감성충, 문과생들이 그러하듯이 나도 올빼미다. 밤 올빼미를 아침 까치로 둔갑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좋은 먹이를 먹는다고 하니까.
새벽 다섯 시 기상. 네 시간 약간 더 자고 일어났다. 교통체증까지 대비해서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 아침 8시까지 여의도로 집합. 우리 알바생들은 여의도 모 빌딩의 강당에 모였다. 100명 좀 안 되는 인원이었을까? 남녀 혼성으로 7, 8명씩 조가 만들어졌고, 조별로 봉고차에 실렸다.
우리는 가는 곳을 몰랐다. 가는 곳은 운전기사와 깍두기 머리의 남자만 알고 있었다. 운전기사와 남자는 우리를 힐끗거리며 낮은 소리로 대화를 나눴다. 그들의 대화는 낮고 은밀해서 우리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했다. 다행히 우리의 손발은 묶여있지 않았지만, 숨죽인 우리는 서로의 눈치만 보고 있을 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여의도를 출발한 차는 알 수 없는 도시를 지나, '보통 사람은 살 수 없는.....'
'엄청 부자 동네'인, 강남역에 우리를 내려줬다. 이제부터 전단지 알바 시작!
친절한 사람, 불친절한 사람, 다정한 사람, 무심한 사람, 재미있는 사람, 무미건조한 사람을 알아보려면 전단지 알바를 해보면 된다.
“이것 좀 받아주실래요?”
전단지를 내민다.
조용히 받는 사람.
고마움이 뜨끈한 해장국처럼 마음을 감싼다.
“안녕하세요? 저, 이것 좀.”
전단지를 내민다.
전단지를 쳐내는 사람.
쳇!
“저, 이것 좀.”
“뭐예요?”
내 얼굴을 보며 약간 고민하더니, 웃으며 받아준다.
안도감이 자신감을 북돋운다.
“저...”
전단지를 내민다.
전단지를 받아서 쓱 들여다보곤 조금 걸어가다가 휙 버린다.
무심한 사람...
전단지 알바하면서 나쁜 짓을 했다. 업체에 죄송하다. 덥고 너무 힘들어서 화장실에다 몇 장 버렸다. 매우 쏘리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