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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그릿 박종숙 Feb 06. 2024

기대와 실망의 교차점에서


새해 계획은 다들 잘 진행되고 계시나요?


2023년 말 야심 차게 2024년 계획을 세웠습니다. 비싼 수첩도 사서 빽빽할 정도로 계획을 쓰고, 멋지게 색칠도 하며 이쁜 스티커도 붙여놓았습니다. 뭔가 잘 되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마음속 안에 무거운 돌덩이를 안고 있는 듯 마음이 무거웠고 연일 한숨을 쉬고 있는 저를 보게 되더라고요.


가족들에게 짜증을 부렸더니 남편은 뚱한 표정으로  "당신, 갱년기가 심해졌나 봐." 하며 핀잔을 주네요.  요즘 부쩍 말 안 듣는 딸로 인해 심기가 상해 소리 좀 질렀다고 갱년기 심한 사람으로 취급하다니 서운한 감정도 들었지만,


전 "갱년기이니 자기가 이해해요" 하고  바로 인정해 버렸죠. 

여전히 답답함을 안은 채 2월이 되었어요. 그러다 내가 왜 이리 답답할까?를 생각해 보았어요. 그 무렵 '북클럽전문가과정'에서 '월든'을 읽고 있었고, 그 외 읽고 있는 책도 자연을 통해 저자가 치유되는 내용이 있었어요. "나도 조용한 곳에 가서 잠시 쉬고 오면 좋겠다. 쉬고 오면 답답한 이 감정도 나아지겠지…"  


오래간만에 친구와 통화를 하게 되었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니?"라고 물었더니, "지금 강릉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야. 내 회갑기념으로 강릉 바닷가에 가서 하루 쉬고 왔어" 바닷가 근처에 있는 호텔을 잡았는데, 바로 바다가 보여서 너무 좋았다면서 목소리가 경쾌하더라고요. 친구가 묵은 그 호텔에서 바닷가의 파도를 바라보는데,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온몸이 전율이 일어났다고 해요. 그 감정을 표현해 달라고 했더니, "지금까지 바닷가를 보러 다니긴 했는데, 그날 보았던 그 바닷가의 파도의 물결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졌다고 해요. 바다가 자신을 포근하게 안아주며 '너 지금까지 잘 살아왔어'하며 위로해 주더래요. 친구의 목소리에 그 기쁨이 전달돼 저도 잠시 흐뭇했어요.


친구의 목소리에 때문인지 저도 바닷가로 바로 달려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핑계 같지만 제 상황이 쉽지 않은 거예요. 이런 저의 모습이 사치처럼 느껴지는 제 모습에 절망감이 몰려왔어요. 저의 모습이 한심해 보였어요. 그럼에도 우린 살아내야 되잖아요! 다시 저를 살폈어요. 제가 답답해하는 이유는 저의 마음속 깊이 스며든 '절망감'이었어요. 삶의 '희망'이 느껴지지 않았죠!!




뭔가 꿈을 가지고 달려왔는데 갑자기 염려가 엄습한 거죠!! 아마 딸에 대한 기대와 실망의 교차가 컸던 것 같아요. 뭔가 엇나가는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저는 벌써 미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자신도 아직 알 수 없는 미래를 예언하듯 딸에게 걱정의 말을 던졌어요. 결국 저의 염려와 어리석음에 제가 넘어진 것이에요.


다행히 '기대감'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뭔가 방법을 찾을 수 있었어요. 이번 주일날, 목사님이 주셨던 말씀(막 10:46-52)에 저의 영혼이 조금씩 살아났어요. 모든 것을 내 힘으로 하겠다고 조바심을 치는 저의 모습을 보고서야 막혔던 담벼락이 열리더라고요.



포기하지 않는다면,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우리는 깊은 수렁에 빠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런 믿음이 있을 때 우리가 행하는 모든 시도가 좋은 결말로 연결되는 것 같아요. 마음이 아플 때는 잠시 몸을 쉬어주세요. '멍'때리기를 하면서 잠시 쉬어주는 거예요. 저의 친구처럼 자연을 통해 치유받을 수도 있고요. 사람의 마음이 신기해요. 말 한마디에, 한 줄 글귀에 우리는 살아나기도 하니까요. 물론 악한 말에 넘어지기도 하지요.


기대감을 갖자 다시 시작할 힘이 생겼습니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고요함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다잡고 가다가도 움츠려들 일은 생기겠지만, 이때의 마음을 잊지 않고 다시 용기를 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여러분은 평안하신가요?

잠시 힘이 든다면 우리 조금 쉬어요. 그리고 자신을 토닥여보세요. "너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주세요.


그러면 조금씩 힘이 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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