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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쿡크다스 Feb 11. 2024

바리스타가 되기로 결심하다.

출국 전, 한국에서의 준비 과정

호주에 가면 카페에서 일하기로 결심했다.


커피에 대한 열정, 바리스타라는 직업에 대한 경외심이 있어서 결심한 것은 아니었다. 학교에 다니는 남편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주말이 유일하고, 20대 초반의 혈기 왕성한 친구들처럼 체력이 좋은 것도 아니기에 농, 공장에 가는 것은 최후의 보루였다.

좋은 워라밸(오후 2시, 3시경 마감), 주말 휴무(호주는 주말에 문을 열지 않는 카페가 꽤 있다), 시내 근무 등 기회가 주어진다면 누구나 마다하지 않을 조건을 갖춘 유일한 직업이었기에 바리스타라는 직업을 갖기로 결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단하지 않은 이유로 바리스타가 되기로 결심하고, 출국까지 남은 시간은 세 달이었다. 퇴사 전까지 출근해야 하는 한 달을 제외하면 자유 시간은 두 달.

전문적인 바리스타까지는 아니어도 호주 카페에서 일을 시작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기 위해 출국 두 달 전부터 나만의 방식으로 한국에서부터 구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1. 관련 유튜브 시청

거짓말 조금 보태 호주 커피나 바리스타와 관련된 모든 유튜브 영상을 시청했다.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온 한국 유튜버, 전문 외국 바리스타 등 호주 커피에 대한 영상이라면 가리지 않았다. 이론부터 실제로 카페에서 주문받고 일하는 모습까지 영상으로 계속 시청하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할 수 있었다.


이미지 트레이닝은 실전에 투입되었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나의 경우 첫 트라이얼 때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 없이 주문도 받고 커피를 만들어야 했는데, 그동안 본 많은 유튜브 영상 속 상황을 떠올리며 찾아오는 고비들을 넘길 수 있었다. '아, 그 영상에서 바리스타가 이렇게 주문을 받았는데', '이렇게 바쁠 때는 샷부터 먼저 뽑아 놨는데' 등 바쁜 카페에서 일어나는 상황과 대처 방법이 학습되어 있었기에 난도 높았던 첫 트라이얼을 무사히 마쳤던 것이다.


'카페 브이로그'라는 이름으로 업로드된 한국 프랜차이즈 카페 관련 영상 역시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한국 카페는 호주 카페에서 만들 일이 거의 없는 주스, 스무디, 파르페 등 다양한 종류의 음료를 판매한다. 만들 일 없는 음료를 만드는 영상이 무슨 도움이 될까 싶겠지만 다양한 메뉴를 혼자서 짧은 시간 동안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팁을 배울 수 있다.

어렵고 레시피가 복잡한 메뉴도 척척 만들 수 있는데 커피 정도는 어렵지 않게 여러 잔 만들 수 있겠지!라는 자신감이 생기는 건 덤이다.


2. 바리스타 과정 수강하기

한 번쯤 들어봤을 '내일 배움 카드'. 국비 지원 덕분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커피 학원에서 바리스타 과정을 수강했다. 대부분 바리스타 교육 과정은 '사단법인 한국커피협회(KCA)'의 바리스타 2급, 1급 자격증 취득을 목적으로 개설된다. 이 과정을 수강하면 에스프레소 추출, 기본적인 우유 스팀 방법을 익힐 수 있고 원한다면 시험에 응시해 자격증을 취득할 수도 있다.


선택할 수 있다면 라테아트 코스가 포함된 과정의 수강을 추천한다. 호주 카페 바리스타라면 라테아트는 선택 아닌 필수다. '라테아트 할 수 있음 = 우유 스팀 잘하고, 커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있음'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예쁜 라테아트를 할 줄 안다면 인터뷰나 트라이얼 때 실력을 뽐내보자. 당연히 보너스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국비 교육 바리스타 과정은 강좌 퀄리티가 복불복이라 이전 수강생 후기를 참고하는 게 중요하다. 나는 운 좋게 열정 넘치는 신규 강사님의 첫 제자로서 이론부터 실전까지 하나하나 꼼꼼하게 배울 수 있었지만, 누구나 열정 넘치는 강사님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간혹 자습이라는 명목하에 수강생만 두고 자리를 이탈하는 강사도 있으니 좋은 수강 후기가 많은 곳으로 선택해 양질의 강좌를 수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부분의 강좌가 자격증과 연계되어 있는 만큼 수강 종료 후 자연스럽게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음 장에서는 호주 카페 구직활동 시 자격증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자격증 취득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공유해 보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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